(Notebook LM생성, 국가혁신생태계포럼 제공)
모험자본(VC), DNA가 다르다
한국 모험자본 생태계는 정부 출자가 중단되면 생존이 어렵다. 1996년 코스닥 설립 30년이 되었다. 그 동안 모험자본(VC) 결성금액은 꾸준히 성장했고 2021년 최고 15.9조원에 달했다. 당연히 그 기간동안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금도 비례해서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모험자본 시장은 30년이 지났음에도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독자적인 생존 방정식을 만들지 못하고 있을까. 20~30년전 설립된 규모있는 벤처캐피탈들이 지금도 모태펀드로부터 가장 많은 출자를 받는다면 모험자본 생태계의 본질상 이해될 수 있을까. 이대로면 30년이 더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모험자본(VC) 시장, 디엔에이(DNA)가 달라야 한다
모험자본(VC) 시장은 왜 성장하지 않는가
한국과 미국의 벤처투자 시장을 2015~2024년 10개년 단위로 비교한 결과, 가장 결정적 격차는 「자금의 회전속도(Recycling Ratio)」에 있다. 미국은 회수자금이 다시 출자자·운용사(VC)·창업자 채널을 거쳐 신규 펀드와 스타트업으로 환류하는 비율이 약 54%(VC 55%・창업자 43%의 가중합산)으로 추정되는 반면, 한국은 두 채널 합산 9% 수준(VC 20%・창업자 1%의 가중합산)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시장이 외형(2025년 13.6조 원 신규투자, 역대 두번째)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정책자금이 빠지면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격차의 가장 결정적 원인 하나는 한국 코스닥 상장기업 창업자들이 IPO 후 2~3년 내 「무자본 인수자(기업사냥꾼)」에게 지분가치의 수배 가격으로 매각하고 혁신 시장에서 탈출하는 관행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 공시와 웹 등에서 필자가 과거 2010년에 직접 산정한 결과 2002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8년간 527회의 대주주변경이 발생했고(연평균 65.9회), 근래 한국거래소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1붜 2025년까지 5년간 662건(연평균 132.4회, 2배 증가)으로 추세가 가속되었다. 2014~2024년 11년간 추정 누적 약 1,239건. 회수금이 「신규 창업·엔젤 투자」가 아니라 「기존 상장기업 차익실현」으로 생태계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구조다.
(창업자 재투자 비율, 벤처법률지원센터 제공)
제도적인 누적 원인은 다섯 가지다. ①회수 경로가 IPO 일극(一極)에 집중되어 전략적 M&A·세컨더리 시장이 빈약하고, ②기관 LP의 출자 호흡이 단기이며, ③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이 수도권에 71% 편중, ④성공 창업자가 다시 엔젤·재창업에 나설 세제·신탁·LLC 인프라가 미비하고, ⑤지역 생태계의 부재로 「지방 LP → 지방 GP → 지방 스타트업」 미니순환이 형성되지 않는다.
정책 처방은 단순한 「출자 확대」가 아니라 「자금 회전속도를 높이는 제도 정비」가 되어야 한다. 먼저, 코스닥 시장의 성장시장 정체성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상장과 상장유지 규정을 정비해서 상장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이 아닌 단순 회수 시장으로 이용되지 않게 상장과 상장유지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성장 시장으로 재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내용으로는 (1) 구주매각·세컨더리 펀드 의무비율 신설, (2) 창업자 재투자 LLC(또는 IP펀드)에 대한 양도세 이연·과세특례, (3) 퇴직연금·국민연금의 모험자본(VC) 출자 비중 단계적 확대(미국 연기금 평균 5% 수준 목표), (4) 비서울권 벤처캐피탈에 대한 모태펀드 지방 우선출자 트랙 신설, (5) 상장(IPO)이나 인수합병(M&A) 후 공동창업자들이나 팀들의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과세이연 등이다.
모험자본(VC) 시장 DNA: 모험이냐 리스크 회피냐
한국의 경우 정부는 모태펀드(운용사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등)를 통해 모험자본(VC)을 출자한다. 만약 정부 예산에서 모태펀드 출자규모를 감소할 경우 한국 벤처캐피탈 시장은 불황이다. 출자규모 감소는 300여개에 달하는 모험자본 운용사(벤처캐피탈) 생존의 문제로 받아 들여 진다. 최근 5년간 정부 출자에 의한 모험자본 펀드 결성 금액을 보자.
한국의 모험자본 시장은 정부 모태펀드 출자금에 연명하는 구조다. 벤처캐피탈들이 자펀드를 지속해서 출자 받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모험(?)할 수 없는 시장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모험보다는 리스크를 회피해야 된다.
미국과 한국의 모험자본(VC) 수익률을 보면 시장 성격의 차이가 명징하다. 미국은 투자 포트플리오 55%가 실패하고, 4%가 10배 이상(텐버거) 수익을 낸다. 반면, 한국은 25%가 실패하고 51%가 1-2배 수익을 낸다. 단순히 수치상의 차이가 아니다.
양 시장은 모험자본의 디엔엔이(DNA)가 완전히 다르다. 미국 모험자본은 4%의 성공을 위해 100%의 모험적인 투자를 한다. 반면, 한국 모험자본은 51%의 실패하지 않을 투자로 리스크를 회피한다. 엄격히 보면, 한국의 모험자본은 정부 창업 지원금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창업자들의 회수시장과 재투자 시장이다. 창업자들이 상장 혹은 인수합병(M&A)으로 회수한 자금의 단 1%만 재투자한다. 미국 창업자들의 43%에 달하는 재투자 비율과의 차이는 양국 혁신생태계 성격에 대해 부연 설명 자체를 불필요하게 한다.
모험자본 디엔에이(DNA)를 위한 제언
✔︎ 코스닥 등 시장 규정을 재정비 좀비기업 상장을 제한해야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하여 좀비 예상기업의 상장을 주관사들이 자율적으로 제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코스닥 시장 독립성과 운영 자율성을 보장하되 혁신 성장기업의 자본조달시장 역할을 강화하고, 좀비 상장기업을 양산한 주관사들의 책임을 강화해야 모험자본 생태계의 변화를 시장 기능으로 소환할 수 있다.
✔︎ 정부지원금과 모험자본(VC) 시장의 성격을 분명하게 분리해야 한다
현재 정부 창업지원금・연구개발(R&D) 자금과 모험자본(VC) 시장은 성격상 분리되어야 한다. 정부지원금과 연구개발 자금은 창업지원 방향이나 연구개발 방향을 정부가 거시적으로 설계해서 성격에 맞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연구자를 선정한다. 모험자본(VC), 모태펀드 출자는 도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자펀드와 심사역 선정기준을 수정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과거 5년 동안의 심사역 선정 계량기준은 모험자본의 성격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모험자본은 51%의 리스크 회피 시장이 아니라 4%의 도전적 시장이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모험자본(VC) 수익률에 따른 시장의 성격에 대해 살펴 보았다. 정부 출자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과 출자금액 제한을 규정해야 한다. 금융그룹 계열이나 재벌(Chaebol) 대기업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에 대한 출자는 성격에 맞지 않다. 100년이 지나도 정부에 의존할 기세인 대형 벤처캐피탈 출자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 출자는 모험자본 성격상 출자금액이나 출자가능 기간을 제한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모험자본 스스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혁신은 생태계의 문제다
스타트업 창업 등 혁신 생태계는 모험자본(VC) 없이는 불가능하다. 모험자본은 정부지원과는 다르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업자(founder)와 모험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출자금에 기대어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의 디엔에이(DNA)로는 결코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 20여년간 충분히 경험했다.
혁신은 독립적인 사회현상이 아니다. 창조에는 파괴가 동반되고, 혁신에는 기득권의 해체가 필요하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했으나 완결하지 못했던 과제를 이재명 정부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완결해야 한다. 모험자본 디엔에이(DNA)가 중요하다.
(배재광 국가혁신생태계 포럼 공동의장, 벤처법률지원센터 대표)
포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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