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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두의 창업 6만 2,944명…청년 고용한파 속 흥행

유망 스타트업 창업가 526명으로 구성됐다. 일반·기술 트랙 통과자에게는 2개월간 최소 4회의 1대1 멘토링이 제공된다. AI 솔루션은 국내 유망 벤처·스타트업 370개사 솔루션(경영·관리 270여 개, 기술·개발 100여...

모두의 창업 6만 2,944명…청년 고용한파 속 흥행

/AI생성편집=Gemini

대국민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50일간의 대장정 끝에 6만 2,944명이라는 정부 공모전 사상 최대 신청자를 기록하며 15일 막을 내렸다. 청년 고용률이 24개월 연속 하락하고 청년 취업자가 42개월 연속 감소하는 한파 속에서, 임금근로가 아닌 창업 도전을 대안 경로로 모색하는 청년·비수도권 거주자의 대거 유입이 흥행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적 성과는 분명하지만, 합격자 5,000명에 대한 질적 보육과 기존 중소·벤처 지원사업과의 예산 마찰은 풀어야 할 과제다.

■ 50일간 6만 2,944명…마감일 5만·6만 명 연속 돌파에 시스템 오류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접수 마감 결과 총 6만 2,944명이 신청했다. 종전 기록인 지식재산처의 2만 7,000건을 2.3배 이상 뛰어넘은 역대 정부 공모전 최다 신청 사례다.

신청 속도는 마감일에 가까워질수록 가팔라졌다. 접수 개시 27일 만인 4월 20일 1만 명을 돌파한 뒤 10일 간격으로 1만 명씩 늘다가, 14일에는 4만 명, 15일에는 5만 명과 6만 명을 연거푸 돌파했다.

마감 직전 동시 접속자가 폭증하면서 모두의창업 플랫폼(modoo.or.kr)에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자, 중기부는 당초 오후 4시였던 마감 시각을 오후 8시까지 4시간 연장했다.

■ 청년 65%·20대 33.2% 최다…비수도권 신속 합격자 72.3%

신청자 구성은 청년·비수도권 쌍끌이로 요약된다. 30대 이하 청년층이 전체의 65% 이상을 차지했고, 그중에서도 20대가 33.2%로 단일 연령대 최대 비중이었다.

11일 발표된 신속 심사 첫 합격자 130명을 보면 그 경향은 더 뚜렷하다. 39세 이하 청년이 83명으로 63.8%, 비수도권 보육기관에 신청한 합격자가 94명으로 72.3%를 차지했다. 창업 아이디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합격자도 44명으로 33.8%에 달해 'AI 네이티브 세대'의 도전이 두드러졌다.

선발 인원은 총 5,000명으로, 일반·기술 트랙 4,000명(수도권 30%·비수도권 70%), 로컬 트랙 1,000명(수도권 10%·비수도권 90%)으로 배분된다. 전체 평균 경쟁률은 약 12.6대 1이다.

■ "청년 고용한파의 거울상"…24개월 연속 청년 고용률 하락

흥행의 배경에는 차갑게 식은 청년 일자리 시장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5월 13일 발표한 '2026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7%로 전년 동월 대비 1.6%p 하락해 2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청년 취업자는 19만 4,000명 감소했고, 그중 20대에서만 19만 5,000명이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42개월 연속이다.

같은 달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 대비 7.8p 급락해 1년 만에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22개월 연속, 건설업은 24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국-이란 전쟁발 유가 상승이 운수·창고업과 내수 업종 고용에까지 부담을 더했다.

청년이 임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창업'이라는 우회로의 매력은 커진다. 6만 명 도전의 이면에는 청년 고용지표의 거울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한성숙 "50일간 6만 명 도전 놀라워"…李 대통령 "n차도 기대"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15일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모두의 창업' 신청이 마감됐다. 결과는 정말 놀랍다. 50일간 6만명이 넘는 분들이 소중한 꿈을 담아 도전해 주셨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글을 공유하며 "한성숙 중기부장관님 큰 성과 감사하다"며 "실질적 창업중심 국가로 가는 길이 열리고 있다. 2차, 3차, n차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한 장관은 마지막 캠퍼스 투어였던 13일 중앙대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기부는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 전 과정에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4월 6일 강원대를 시작으로 서울대, 한양대, 충북대, 충남대, 경상국립대, 호서대, 고려대, 대구대, 전남대, 성균관대, 중앙대까지 약 12개 대학 캠퍼스를 직접 순회했다.

■ 보육기관 119곳·멘토 526명·AI 솔루션 370개…인프라 가동 개시

선발 합격자에게 제공되는 후속 보육 인프라는 사실상 가동 준비가 끝났다. 카이스트(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프라이머(Primer), 퓨처플레이(Future Play), 소풍커넥트(Sopoong Connect) 등 119개 보육기관이 합격자를 떠받친다.

멘토단은 토스(Toss)의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Wrtn Technologies) 대표 등 유망 스타트업 창업가 526명으로 구성됐다. 일반·기술 트랙 통과자에게는 2개월간 최소 4회의 1대1 멘토링이 제공된다.

AI 솔루션은 국내 유망 벤처·스타트업 370개사 솔루션(경영·관리 270여 개, 기술·개발 100여 개)이 합격자에게 제공된다. 사실상 정부가 마련한 'AI 무기고'를 5,000명의 창업가가 무상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 6월 2차 모집서 '7년 이내 기업'까지 확대…데스밸리 中企 포용

중기부는 추가경정예산 2,000억 원을 활용해 6월부터 '모두의 창업' 2차 모집을 시작한다. 1차에서 탈락한 지원자가 아이디어를 보완해 재도전할 경우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차에서 창업 3년 이내 기업까지로 한정했던 지원 대상이 2차에서는 7년 이내 기업으로 확대된다.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창업 후 3~7년차의 자금난 구간)를 통과하는 중기 창업자까지 포용하겠다는 정책 시그널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전(KAIST)·대구(DGIST)·광주(GIST)·울산(UNIST) 4대 과학기술원 소재 도시가 연내 창업도시로 우선 지정되며, 창업도시는 2027년까지 10곳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2030년까지 2조 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 별도 500억 원 규모의 창업열풍펀드도 조성한다.

■ '5만 7,944명 탈락자' 사후관리가 성패 가른다

6만 명 흥행의 그늘은 의외의 지점에 있다. 5,000명이 선발되고 나면 남는 5만 7,944명, 전체의 92.1%가 '탈락자'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한 달 뒤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이 사업의 진짜 성패를 가른다.

50일 만에 6만 명을 모은 흡인력의 정체는 양면적이다. 절반은 '아이디어만으로 누구나'라는 진입장벽 제거 효과, 나머지 절반은 청년 고용한파에서 빠져나갈 출구를 찾는 절박감이다. 그렇다면 12.6대 1의 벽 앞에서 떨어진 92%가 받게 될 '도전 경력증명서' 한 장이 절박감을 위로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위로하지 못한다면, 정부 공모전 최다 신청 기록은 청년 고용 절벽의 통계로 역사에 남게 된다.

마감일 시스템 오류와 4시간 마감 연장도 흥행의 그림자다. 동시 접속 폭주는 자랑할 만한 흥행지표이지만, 동시에 마감일 직전까지 신청서를 다듬은 청년들이 16시 정각의 접속 차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수천 명의 도전이 '시스템 사정'으로 사라졌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2차 모집에서는 행정 시스템부터 6만 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흥미로운 신호는 신속 심사 합격자 통계에서 읽힌다. 합격자 33.8%가 AI를 결합한 아이디어로 도전했다. 1년 전 같은 정부 공모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치다. AI 솔루션 370개를 무상 배포한 정책 설계가 단순한 도구 지원이 아니라, 청년 창업의 분야 자체를 'AI 융합'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정황이다. 이 흐름이 결선 무대 10명에서도 유지된다면, '모두의 창업'은 단순한 흥행 이벤트를 넘어 한국 창업 생태계의 분야 구성을 바꾼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결국 6만 2,944명이라는 숫자는 출발선의 풍경일 뿐이다. 5,000명의 합격자가 1년 뒤 사업자등록을 유지하고 있는지, 5만 7,944명의 탈락자가 2차·3차 모집에 다시 도전했는지, 결선에 오른 10명 중 한국 대표 스타트업이 한 곳이라도 나왔는지 — 이 세 지표가 답을 줄 때 '국가창업시대'의 첫 장에 비로소 마침표가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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