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필수 자격증' 옛말...우선순위 밀려
5년새 청년 취득자 35만명→29만명
학원비·연수비 등 100만원 안팎 부담
광산구·영광군 청년 대상 취득 비용 지원
지난 2016년부터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항 수는 기존 730문항에서 1000문항으로 늘어났고 장내 기능시험은 경사로와 직각주차(T자 코스)를 비롯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가 추가돼 평가항목이 2개에서 7개로 늘었다. 뉴시스
성인이 되면 가장 먼저 취득하는 ‘필수 자격증’으로 꼽혔던 운전면허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운전학원 수강료가 70만~90만원대까지 치솟은 데다 취업난과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광주·전남 청년들 사이에서는 운전면허 취득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5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29세 이하 운전면허 소지자는 2021년 17만6천500명에서 지난해 14만7천491명으로 1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 18~29세 운전면허 소지자도 17만4천299명에서 14만8천466명으로 14.8% 줄었다. 광주·전남 모두 최근 5년 사이 청년층 운전면허 소지자가 15% 안팎 감소한 셈이다.
청년층의 인식 변화도 운전면허 취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 입학이나 군 입대 전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당연한 과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취업난으로 토익과 자격증, 학원 수강 등 취업 준비에 비용을 우선 투입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데다 공유차량과 대중교통 등 대체 이동수단도 확대되면서 운전면허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성인이 된 대학생 김민지(18)씨는 취업 전까지는 운전면허를 취득할 계획이 없다. 김씨는 “면허가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데 수십만원을 들여 학원에 다니기는 부담스럽다. 취업이 결정되거나 꼭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그때 따려고 한다”고 말했다.
취준생(취업준비생) 최지인(26)씨도 최근 운전면허 취득 계획을 미뤘다. 취업 준비 중인 김씨는 토익학원 수강료와 자격증 응시료, 교재비 등으로 매달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한정된 생활비 안에서 운전면허 취득 비용까지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는 “고등학교 3학년 수능 끝나고 대학교 재학 당시 방학 때마다 면허를 따볼까 고민도 많이 했다. 알아봤는데 학원비만 70만원 육박하고 연수비용까지 하면 100만원이 넘어가 망설이게 됐다”며 “취업에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유리하다는 것도 옛말같다. 운전면허보다 외국어에 더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취업에 필요한 준비가 우선이다 보니 면허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운전면허 취득 비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운전면허학원 가격 비교 플랫폼 ‘운전선생’에 따르면 전국 330여개 운전학원의 올해 평균 수강료는 77만원 수준이다. 이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2015년 평균 수강료 39만5천원과 비교하면 약 95% 오른 수치다.
광주·전남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운전전문학원 평균 수강료는 지난해 기준 광주 61만8천원, 전남 64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광주 51만8천원, 전남 59만4천원과 비교하면 각각 19.3%, 8.6% 상승했다.
이는 기본 수강료를 기준으로 면허 취득 이후 운전연수까지 받을 경우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운전면허학원 가격 비교 플랫폼 ‘운전선생’에 등록된 광주·전남지역 운전학원 수강료는 1종 보통 기준 62만~67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별도 운전연수 비용(시간별 27만~44만원)까지 더하면 실제 부담액은 100만원을 훌쩍 넘게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 취득 비용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광산구가 청년(19~39세)을 대상으로 대형면허 취득 비용을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전남에서는 영광이 만 18~20세 사회초년생에게 운전면허 학원비 3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은 대중교통이 부족해 청년들이 구직활동이나 일상생활을 하려면 사실상 운전면허가 필수인 경우가 많다”며 “운전면허 학원비가 크게 오르면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아 올해부터 취득 비용 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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