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 개발에서 리터러시 표준 설계로 옮겨붙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각국 정부와 빅테크가 AI 윤리·안전 교육에 앞다퉈 나서는 가운데 메타가 선택한 전략은 달랐다. 아시아 8개국의 실제 교육 현장 사례를 집대성한 백서를 만들고 한국을 그 글로벌 유통의 거점으로 삼았다.
유네스코와 APEC을 통한 배포를 예고한 것은 AI 리터러시의 국제 표준 논의에 한국이 데이터와 사례를 들고 참여하는 구조를 메타가 먼저 설계한 셈이다. 국내 AI 교육 생태계에 글로벌 플레이어가 본격적으로 판을 깔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메타코리아는 지난 7일 'AI 리터러시' 백서 발간을 기념해 '2026 미래교육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래교육의 새로운 표준, AI 리터러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메타코리아와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가 공동 주관했다.
백서는 메타 싱가포르의 지원으로 집필됐으며 아시아 8개국 11개 기관의 AI 리터러시 교육 사례를 심층 분석한 결과물이다. 향후 유네스코(UNESCO), APEC 등 주요 국제기구와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배포될 예정으로 단순 보고서가 아닌 국제 논의 참고 자료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심포지엄은 미아 갈릭(Mia Garlick) 메타 호주·일본·한국·뉴질랜드·태평양 지역 공공정책 총괄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강경숙·최형두 국회의원의 축사에 이어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이 기조 강연에 나섰으며 주제 발표와 라운드테이블, 질의응답이 차례로 이어졌다. 정부·교육기관·산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AI 시대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 교육 현장 적용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갈릭 총괄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교육 열의, 정부·학계·민간이 함께 움직이는 협력 문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리터러시 교육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며 "메타는 앞으로도 한국 정부, 교육기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모든 세대가 AI 시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회사제공
메타코리아와 CDL은 향후 수개월간 교육자와 일반 대중의 AI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학습 자료 개발과 국내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를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유하며 한국이 AI 리터러시 교육의 국제 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와 프로그램 확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AI는 특정 산업이나 전문가만의 기술이 아닌 모든 세대가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새로운 기본 소양이 되고 있다"며 "국내 교육기관 및 정책기관과 협력을 이어가며 누구나 AI 시대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메타가 한국을 AI 리터러시 거점으로 택한 배경에는 국내 교육 정책 환경의 변화도 작용했다.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각 시도교육청이 AI 활용 수업 모델을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표준 설계 참여는 국내 AI 교육 생태계의 지형을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구글이 교사 대상 AI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학교 현장에 코파일럿 도입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메타의 행보 역시 교육 시장을 겨냥한 중장기 포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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