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의 설계 완료를 공식화하며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머스크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테슬라 AI 칩 설계팀이 AI5의 테이프아웃을 마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최종 확정하고 이를 파운드리에 넘겨 시제품 생산에 착수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그는 이어 “AI6, 도조3, 그리고 다른 멋진 칩들도 개발 중”이라며 후속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머스크는 AI5 생산을 지원한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TSMC를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게시물에서 TSMC 대신 다른 대만 반도체 업체를 잘못 태그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해당 업체는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며 유쾌하게 반응했다.
AI5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에 적용될 차세대 칩으로 알려졌다.
칩 사진 속 ‘KR’ 각인…삼성 생산설에 무게
업계에서는 공개된 AI5 칩 사진에 삼성전자 한국 공장에서 생산됐음을 뜻하는 코드가 새겨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가 실제 양산 과정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그간 최첨단 공정 수율 문제와 대형 고객 이탈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대만 TSMC로 생산 물량을 옮기면서 비메모리 부문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삼성과 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술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턴키(일괄)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AI5 칩에 삼성의 저전력 메모리(LPDDR5X)가 함께 탑재되는 점도 이런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테라팹’ 구상 계속…자체 생산 가능성도 타진
한편 머스크는 외부 파운드리 협력과 동시에 자체 초대형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구상도 병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 등이 참여하는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 팀은 최근 반도체 장비업체들과 접촉하며 공급 우선권 확보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단계로 월 3000장 규모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9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어떤 공정 기술을 사용할지, 실제 생산 거점이 어디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테라팹 팀은 삼성전자에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삼성은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머스크가 단기적으로는 기존 파운드리와 협력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AI 칩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TSMC 독주 균열?…“공급망 다변화 신호”
현재 글로벌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대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는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특정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머스크의 공개 발언은 단순한 감사 표현을 넘어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수율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면 TSMC 중심 구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AI6·도조3까지…장기 계약 확대 가능성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의 차세대 칩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후속 칩인 AI6과 도조3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엔비디아, AMD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확대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고객 물량이 실제 매출로 반영될 경우 적자 폭 축소 또는 흑자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머스크의 한 줄 메시지는 단순한 SNS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파운드리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AI 칩 주도권을 둘러싼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 간 합종연횡이 한층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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