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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매니지먼트 이슈] 52g가 증명한 현장 중심 AX의 힘

현재 GS 전체 계열사 및 외부 기업에서 MISO를 사용하고 있으며, 덕분에 현장 전문가들은 IT 부서에 의뢰하고... 이때 IT 부서는 통제자가 아닌, 현업의 혁신을 돕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 거창한...

[매니지먼트 이슈] 52g가 증명한 현장 중심 AX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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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이슈] 52g가 증명한 현장 중심 AX의 힘

Vol.281 (2026년 4월호)

AI를 도입하는 것과 AI가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늘날 기업의 AX 성패는 기술 수준이 아니라, AI를 둘러싼 조직의 구조와 협업 방식에서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KMA가 주최한 리더스포럼에서, GS그룹의 전사적 AX를 이끌어온 김진아 상무는 현장 중심의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이 어떤 혁신을 가져왔는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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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하면 흔히 GS25, 홈쇼핑, 자이, GS칼텍스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GS를 움직이는 큰 손은 그 이면에 있다. 수많은 발전소, LNG 터미널, 전기차 충전 등 GS의 사업은 주로 무겁고 자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이다. 기술의 변화가 이처럼 빨리 일어나는 때, 몸이 무거운 GS가 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고민을 하는 조직이 52g(오이지)다.

오픈 이노베이션 커뮤니티 ‘52g’

52그램? 오이지? 출범 당시에는 경영진 회의에서조차 이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52g’라 쓰고 ‘오이지’라 읽는 이것은 ‘Open Innovation GS’의 약자로, 2020년 6월 GS그룹이 출범한 오픈 이노베이션 커뮤니티다. 전통적 대기업 모델이 변화를 읽고 적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변화에 적응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52g는 각 사 사업 현장 및 현업 구성원들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GS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부 시스템 도입이 아닌, 현장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적 변화로 정의한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한 기술보다 문제 해결 능력의 확산에 집중하며 52g를 출범시킨다.

52g는 현장의 문제를 자유롭게 드러내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며, 발전소와 공장 등 현장 깊숙한 곳에서 실질적인 문제를 발굴하는 사람들을 찾아 지원한다.

특히 DX 전문 인력과 현장 직원이 협업하는 구조를 설계하여, 교육 내용이 실무 프로젝트로 즉각 연결되도록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물고 통합된 실행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진짜 문제를 찾아서

52g의 핵심 활동은 역량 강화 트레이닝과 문제 해결 프로젝트다. 트레이닝을 통해 단순한 불만이 아닌 해결 가능한 문제를 정의하는 법을 배우며, 이렇게 발굴된 문제는 ‘문제은행’에 쌓여 3~4개월간의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현장 직원, 전담 크루, 디지털 전문 스튜디오가 협력해 AI 유스케이스를 직접 만들며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다.

2020년 시작된 이 활동은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누적 참여자 1만 명, 프로젝트 230건을 돌파했다. 52g는 지시받은 과제를 수행하는 ‘체인지 에이전트’보다 스스로 변화를 이끄는 ‘혁신 촉매제(Innovation Catalyst)’ 육성에 집중한다.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얻은 ‘창조적 자신감’은 혁신을 업무가 아닌 즐거운 놀이로 만든다.

대표적인 예로 GS더프레시의 상추 재고 문제를 들 수 있다. 거창한 발주 예측 모델 대신, 주변 마트의 할인 전단을 모아주는 실질적인 서비스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했다. 이처럼 현장 구성원이 자발적 촉매자로 나설 때, 거창한 시스템보다 더 효과적으로 직원과 고객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52g의 핵심은 역량 강화 트레이닝과 문제 해결 프로젝트다. 트레이닝을 통해 단순 불만을 해결 가능한 과제로 정의하면, 현장 직원과 전문가가 협업해 3~4개월간 디지털 솔루션을 직접 만든다. 2020년 시작 이후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1만 명 이상의 참여자와 230건의 프로젝트를 배출했다.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의 변화

현장의 문제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문화와 디지털 해결 환경이 만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GS가 자체 개발한 MISO는 코딩 없이 업무 툴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No Code)·로우코드(Low Code) 기반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장벽을 대폭 낮췄다. 현재 GS 전체 계열사 및 외부 기업에서 MISO를 사용하고 있으며, 덕분에 현장 전문가들은 IT 부서에 의뢰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내 업무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현업 직원들이 ‘MISO’를 통해 직접 만든 AI 애플리케이션은 4800개를 넘어섰다.

전문 개발팀이 1년간 약 80개를 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장에서 실행되는 디지털 실험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 중 130개가 실제 현장에 적용되었으며, 20개는 사내 핵심 시스템과 연동되어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GS칼텍스 여수공장의 AI 안전 챗봇인 ‘안Gen봇’이다. 방대한 안전 수칙과 100여 종의 문서를 현장 근무자가 모두 숙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안Gen봇은 95건의 사내 절차서를 분석해 필요한 안전 정보를 즉시 제공하고, 현장 사진을 기반으로 위험 요소를 식별한다. 놀라운 점은 전문 개발자가 수개월 걸려 만든 기능을 52g 전담 인원이 MISO를 활용해 단 일주일 만에 재구현했다는 것이다. 이제 현업 담당자가 개발자 도움 없이 직접 앱을 유지·보수하는 시대가 열렸다.

데이터가 AI 친화적으로 정리되자  ‘작업 전 안전 점검 회의(TBM)’ 같은 고질적인 문제도 풀리기 시작했다. 여수공장에서는 매일 64개 협력사가 450건 이상의 TBM을 수행한다. 협력사 직원이 복잡한 내부 규정을 다 알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생성형 AI가 데이터 기반의 진행 대본을 작성해 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는 작업반장의 성향이나 지식 수준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안전 점검의 질을 상향 표준화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MISO를 통한 AI 전환(AX)은 2026년 현재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직원들이 직접 도구를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현장 전문가가 AI 에이전트와 협업한다. AI 코치, 엔지니어, 개발자 등 모든 구성원이 자신만의 전담 개발팀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기술보다 사람에 투자하라

성공적인 AX(AI 전환)를 위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기술 그 자체보다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52g의 핵심 목표는 현장 구성원들로부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과 내적 동기를 끌어내는 데 있다.

인공지능이 보편화될수록 현장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실무 전문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러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비용은 제로에 수렴하며 그 어떤 난제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생긴다.

둘째, 디지털 실행력을 강화하는 환경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52g는 노코드 플랫폼인 ‘MISO’와 전용 커뮤니티, 협업 툴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직접 실험하고 실패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일관된 경험을 디자인했다. 디지털 전환에는 정형화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직 내부에 현장의 작은 성공 사례를 꾸준히 축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IT 부서는 통제자가 아닌, 현업의 혁신을 돕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 거창한 담론이 아닌 현장의 작은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52g 프로젝트는 현장의 사소한 비효율을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산업 현장에 꼭 맞는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모든 혁신이 그렇듯, 당장 내 업무가 효율적으로 바뀌고 여유가 생겨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에너지가 생긴다. 초기부터 비즈니스 모델의 전면적 혁신만을 외치는 기업은 현장의 지지를 얻지 못해 결국 다음 변화의 파도를 맞이하기 어렵다. 사실 경영진과 본사 IT 부서가 인식하는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업무 프로세스 깊숙이 숨겨진 진짜 비효율과 고통은 오직 현장 실무자만이 온전히 알고 있다. 본사 책상 위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근본 원인을 발굴하는 것이 혁신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위기를 돌파하려는 현장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여 거대한 네트워크로 성장하고, 조직이 이를 유연하게 뒷받침할 때 우리 기업들은 거센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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