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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만화경] 트럼프 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정치쇼가 14일 백악관 종합격투기(UFC) 경기로 막을 올렸다. 7월 4일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준비한 대형 이벤트다.

[만화경] 트럼프 랠리

김현수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정치쇼가 14일 백악관 종합격투기(UFC) 경기로 막을 올렸다. 7월 4일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준비한 대형 이벤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워싱턴DC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 일대에서 가장 화려한 트럼프 집회(Trump Rally), 즉 미국에 바치는 헌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일 행사를 ‘트럼프 집회’라고 부르다니 트럼프 대통령답다.

정치쇼 규모도 압도적이다. 백악관 UFC 경기에 이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워싱턴DC 내셔널몰에는 50개 주와 자치령 전시관이 들어선다. 링컨기념관의 두 배가 넘는 높이 76m의 개선문이 세워지고 포토맥강 주변에는 미국 역사에 기여한 250명의 실물 크기 동상이 설치된다. 독립기념일 밤에는 86만 발이 넘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다.

미국의 건국 기념행사는 통합의 상징이었다. 1876년 건국 100주년은 남북전쟁의 상처를 봉합하는 자리였고 1976년 건국 200주년은 베트남전 패전으로 꺾인 미국인의 자존심을 다독이는 화합의 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통합이 아닌 분열의 무대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UFC 경기가 열린 14일 백악관 밖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UFC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고대 로마 황제가 검투 경기로 민심을 달랬듯 전쟁과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국민의 시선을 돌리는 ‘현대판 콜로세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던 11일에도 그는 UFC 경기장을 찾았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로 펜싱 국가대표가 개인 장비도 챙기지 못한 채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고 한다. 항의 시위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건국 기념행사가 정치쇼 논란에 휩싸인 것처럼 참정권 보장을 외치는 청년들의 목소리마저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정치 공방의 소품으로 전락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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