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제조 확대·간편식 품질 개선…먹거리 경쟁 전면 재편 본격화
QR결제 도입·포인트 혜택 확대…외국인·간편결제 수요 동시 공략
봄 시즌 디저트 라인업 강화·프로모션 병행…감성 소비 트렌드 집중
CU의 즉석 과일 리얼 스무디(사진 왼쪽)와 GS25의 '더큰 삼각김밥' 시리즈. 사진=각사
국내 4대 편의점인 ▲CU ▲세븐일레븐 ▲GS25 ▲이마트24가 이달 들어 일제히 새로운 전략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격과 상품 구색으로 대표되던 기존 경쟁에서 벗어나 ‘경험’을 둘러싼 전면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이들은 각기 고물가 속에서도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올리고 대만 관광객이 환전 없이 결제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시즌 한정 디저트로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각각의 새로운 공세는 하나의 공통 목적지를 향한다. 편의점을 ‘경험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편의점이 달라지고 있다.
CU는 즉석 제조 음료를 앞세워 이례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디저트 특화점 ‘성수디저트파크점’에서 콜드 음료 비수기인 동절기임에도 ‘리얼 스무디’가 하루 최대 200잔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리얼 스무디’는 급속 냉동 과일이 담긴 전용 컵을 기계에 올리면 1분 안에 시원한 스무디로 변신하는 제품이다. 단돈 3000원에 165kcal 이하의 저칼로리로 구성돼 헬시플레저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졌다.
‘성수디저트파크점’에서는 ‘리얼 스무디’에 대한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지며 스무디 기계를 2대로 확대했고 지난달 해당 점포의 스무디 판매 수량은 총 3000잔이 넘었다. 매출로 환산하면 단일 점포 월 1000만원을 돌파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홍대·한강 등 주요 관광지와 대학교·리조트 등 특수 상권에서는 성수기 하루 평균 150잔이 팔릴 만큼 수요가 폭발적이다. CU는 이에 힘입어 이달 중 전국 점포에 즉석 스무디 기계 200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또 사양을 높여 신규 도입하는 티파이브 모델은 고온수 자동 세척과 고속 블렌딩 그리고 소음 개선 등 운영 편의성도 크게 늘리고자 한다.
GS25도 정면 승부에 나섰다. 편의점 간편식의 상징인 삼각김밥을 전면 뜯어고치는 ‘풀체인지 리뉴얼’을 선언했다. 선봉은 연간 5000만개 이상 팔리는 ‘참치마요’다. 참치 토핑 중량을 기존 대비 10% 늘리고 특제 양념과 다시마 농축액으로 밥의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조미김에는 들기름을 발라 풍미를 극대화했으며 품질 검증을 위해 ‘이모카세 1호’로 불리는 김미령 셰프를 직접 섭외했다. 이달 9일까지 베이컨참치마요·묵은지김치제육 등 총 15종으로 리뉴얼 범위를 넓힌다.
주목할 점은 가격이다. GS25는 품질을 올리면서도 가격을 기존 그대로 유지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 심리를 읽은 전략이다. 리뉴얼 완료 메뉴는 ‘더큰 삼각김밥’ 시리즈로 운영되며 도시락·샌드위치·햄버거로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라인페이 도입(사진 왼쪽)과 이마트24가 새롭게 출시한 베리·체리 활용 봄 시즌 상품 5종. 사진=각사
이마트24는 계절 감성으로 승부한다. 따뜻한 날씨에 어울리는 스트로베리·블루베리·크랜베리 등 베리류와 체리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 5종을 순차 출시한다. 핵심 제품인 ‘핑크블랙슈크림빵’은 블랙 번에 부드러운 슈크림과 딸기 초콜릿을 조합했고 ‘떠먹는베리슈크림’은 딸기잼과 슈크림 케이크를 결합해 색다른 식감을 구현했다. 밝은 보랏빛 패키지 디자인까지 더해 ‘인스타그래머블’한 구매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외국인 관광객을 향한 결제 전쟁도 본격화됐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편의점 외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60% 신장했다. 이 중 대만 관광객은 연간 189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코로나19 대비 181% 회복률로 주요 시장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대만 관광객의 결제 수요를 확보하고 글로벌 결제 환경을 강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라인페이(대만)’ 결제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한다. 라인페이는 대만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사용하는 결제 플랫폼으로 사실상 대만의 카카오페이에 해당한다.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계산대에서 QR코드를 생성하면 고객이 자국 앱으로 스캔하면 끝이다. 이와 더불어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4월 한 달간 라인페이 결제 시 최대 25%의 LINE POINTS를 적립해주는 프로모션도 병행한다.
이마트24도 간편결제 생태계 강화에 동참한다. 통합바코드 결제 시 신세계포인트 10배 적립 혜택을 제공하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 등 주요 페이로 1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을 추가 할인해 준다. QR 스캔 한 번으로 결제·적립·할인이 동시에 처리되는 ‘결제 편의성 강화라’는 방향성이 세븐일레븐과 맞닿아 있다.
편의점 4사가 봄을 기점으로 동시에 승부수를 꺼낸 데는 이유가 있다. ▲하절기 음료 ▲디저트 수요 급증 ▲외국인 관광 성수기 ▲가성비 소비 고착화라는 세 가지 흐름이 2025년 상반기에 한꺼번에 맞물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번 4사의 행보가 단발성 마케팅이 아니라 편의점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본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경쟁은 단순히 상품을 얼마나 싸게 파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넘어가고 있다”며 “즉석 조리, 프리미엄 먹거리, 간편결제, 외국인 맞춤 서비스까지 결합되면서 편의점이 가장 가까운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복합 소비 거점으로의 진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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