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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센느의 성장

출발선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자본과 인맥, 시스템을 갖춘 이들이 훨씬 유리하다는 말이다. K팝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대형 기획사의 자본력과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크는 성공의 필수조건처럼 여겨졌다.

리센느의 성장

출발선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자본과 인맥, 시스템을 갖춘 이들이 훨씬 유리하다는 말이다. K팝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대형 기획사의 자본력과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크는 성공의 필수조건처럼 여겨졌다. ‘거제 야호'와 ‘사투리’ 콘텐츠를 시작으로 최근 가요계에서 핫한 걸그룹 리센느는 그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K팝 시장은 치열하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리센느가 보여주는 성장 과정은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음악과 퍼포먼스라는 아이돌의 본질 위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더했다. 특히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자체 콘텐츠는 팬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지금은 막연하게 방송 출연만을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다.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팬을 불러온다. 뉴미디어를 통한 알고리즘은 광고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입소문은 거대한 마케팅 비용을 뛰어넘기도 한다.

소비자의 선택 기준 역시 콘텐츠, 진정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연예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출판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김민경 편집자는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출판의 문턱을 낮췄다.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이제 사람들은 거대한 조직보다 사람의 이야기와 콘텐츠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리센느의 또 다른 경쟁력은 멤버들의 다양한 배경이다. 거제와 수원, 경주, 고양시 등에서 성장한 멤버들은 각자의 어린 시절과 출신 지역의 특성과 개성을 자연스럽게 팀의 색깔로 녹여내고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청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리센느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과거에는 대형 기획사의 브랜드가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직접 발견한 콘텐츠와 스토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중소 기획사도 콘텐츠와 실력, 꾸준한 노력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출발선인 ‘흙수저, 금수저, 다이아몬드수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쓰여지는 현실은 국민들에게 ‘절망과 기회’의 격차를 강제로 체험하게 한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누구에게나 도전할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문화예술, 기업, 공직사회, 지역사회 모두 출신보다 실력을 학벌과 배경보다 노력을 인정하는 풍토가 자리 잡을 때 더 많은 인재가 성장할 수 있다. 그것이 개인의 성공을 넘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된다.

이들의 미래를 지금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다. 리센느 사례는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누구에게나 꿈꿀 기회를 주고 있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읽어야 할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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