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과 협력해 ‘AI 생태계’ 구축 포석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18~19일 한국 방문에서 보인 광폭 행보는 온통 ‘엔비디아 견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AMD가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 핵심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방한 시점에부터 엔비디아를 겨냥한 메시지가 담겼다. 수 CEO의 취임 후 첫 방한은 엔비디아가 16일(현지시간) 연례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차세대 추론 전용 칩 ‘그록 3 LPU(언어처리장치)’이 통합된 새 베라 루빈 플랫폼을 공개한 직후 이뤄졌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반도체(DS) 및 모바일·PC(DX) 담당 부문 경영진을 두루 만난 수 CEO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인스팅트 MI455X)에 탑재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AI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에 들어갈 D램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하는 HBM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엔비디아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특히 AMD가 차세대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공급망 다변화를 내다본 포석이다. AMD는 그동안 대만 TSMC와 파운드리 협업을 해 왔다. 하지만 AI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 폭증으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약 70%를 점유한 TSMC의 생산 캐파가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TSMC의 납기 지연 우려나 가격 인상 등도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이에 AMD로서는 삼성과 HBM4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공급받는 ‘턴키’ 방식을 통해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비용과 절차 효율화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월 CES에서 엔비디아에 맞서는 ‘개방형 플랫폼’을 주도하겠다고 밝힌 수 CEO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측과의 회동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국의 소버린 AI 역량을 높이고 AI 혁신 가속화에 필요한 성능과 효율성, 개방형 생태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대신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AI 모델이나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AMD의 GPU)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AMD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엔비디아와의 격차가 상당하지만, 최근 오픈 AI, 메타 등과 잇따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는 빅테크들의 ‘탈 엔비디아’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리사 수 AMD CEO가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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