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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사 수 방한 이틀째, 삼성·정부·AI 스타트업 연쇄 회동…한국 AI 협력...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방문 이틀째인 19일 삼성전자와 국내 인공지능(AI) 기업,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한국 AI 생태계 전반과의 협력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

리사 수 방한 이틀째, 삼성·정부·AI 스타트업 연쇄 회동…한국 AI 협력...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방문 이틀째인 19일 삼성전자와 국내 인공지능(AI) 기업,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한국 AI 생태계 전반과의 협력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날은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회동하고 국내 소버린 AI 대표 주자인 업스테이지, 정부 AI 정책 책임자들과도 잇달아 접촉했다.

협력 범위를 반도체에서 모바일·디바이스·데이터센터·국가 AI 전략으로까지 넓히는 모양새다.

업계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AMD와 한국 기업·정부 간 관계가 단순 공급망 협력 수준을 넘어 차세대 AI 산업 질서 재편 과정에서 전략적 동맹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리사 수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노태문 사장과 회동했다. 오전 8시 50분께 사옥에 도착한 수 CEO는 취재진이 회동 의제를 묻자 “논의할 주제가 많다”고 짧게 답했다.

삼성과 AI PC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미팅이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양사가 기존 반도체 협력을 넘어 모바일과 PC, 태블릿, 가전 등 디바이스 전반으로 협력 폭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사 수 AMD CEO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측에서는 김정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부사장이 수 CEO를 직접 맞았다. 회동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AMD의 CPU·GPU 기술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AI PC, TV, 가전 등 완제품 사업 역량을 결합해 온디바이스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최근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스마트폰·노트북·가전 시장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성능 저전력 연산 능력을 갖춘 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반도체와 완제품 제조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삼성, AI 연산용 GPU와 CPU 경쟁력을 확보한 AMD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를 ‘AI 전환 선도 원년’으로 선언한 상황이라 이번 만남은 의미가 크다. 노태문 사장은 전날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폰, TV, 가전 등 모든 디바이스에 최고의 AI 기술과 혁신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리사 수 CEO와의 회동은 그러한 전략을 구체화하는 외부 협력 행보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리사 수 CEO는 방한 첫날인 18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핵심 경영진과 만나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MOU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DS부문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삼성 반도체 핵심 인사들이 동석했다.

전날 체결한 협약의 핵심은 AMD가 차세대 AI 가속기에 들어갈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HBM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까지 차세대 AI 칩 경쟁력을 앞세워 메모리 수요를 크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AMD와 협력 고리를 강화한 것은 AI 메모리 시장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한편 리사 수 CEO는 19일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러한 기대를 더욱 키웠다.

광화문 일대에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잇달아 만나 AI 데이터센터 및 초고속 컴퓨팅 인프라 확충, 정부의 AI 고속도로 구축 정책,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AI 전략을 총괄하는 인사들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수장이 직접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의 협력 확대도 공식화했다. 실제로 리사 수 CEO는 오전 일찍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를 만나 한국형 소버린 AI 역량 강화와 AI 혁신 가속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스테이지는 앞으로 1년간 단계적 로드맵에 따라 AMD의 차세대 GPU ‘인스팅트 MI355’를 도입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문서 처리 AI 솔루션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소버린 AI는 국가 또는 지역이 자국의 언어·문화·제도·산업 환경에 맞는 독자 AI 역량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최근 각국이 미국 빅테크 중심 AI 질서에 대응해 독자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 역시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업스테이지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주관사로 꼽히며, AMD와의 협력은 국내 AI 인프라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리사 수 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소버린 AI 역량을 높이고 AI 혁신 가속화에 필요한 성능과 효율성, 개방형 생태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데이터센터, 통신, 임베디드, 클라이언트 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적용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한국에는 훌륭한 파트너들이 많고, 이들과 협력할 수 있어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의 하반기 양산 계획도 직접 확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AMD의 차세대 인스팅트 가속기에는 GPU 1개당 HBM4 12개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AMD의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사실상 낙점된 것은 단순한 고객사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대항마로 AMD가 부상하고 있는 만큼, 삼성 입장에서도 차세대 메모리의 실질적 수요처를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방한이 AMD의 ‘한국 AI 연합군’ 구축 성격을 띤다고 보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와는 반도체·모바일·AI PC·온디바이스 AI 영역에서, 업스테이지와는 소버린 AI 및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정부와는 국가 AI 인프라와 정책 협력 측면에서 접점을 넓히며 한국과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AMD가 강조하는 ‘개방형 AI 생태계’는 최근 AI 산업 경쟁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구축한 상황에서 AMD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유연한 생태계를 내세워 고객사와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반도체 제조, 메모리, 완제품, 통신, AI 서비스 기업이 고루 포진한 한국은 AMD 입장에서 최적의 전략 거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AMD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지 않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AI 반도체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고, DX 부문에서는 AI PC와 프리미엄 모바일, 스마트 가전 등 차세대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AI 기능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넘어 TV,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AMD와의 기술 공조는 삼성의 통합 디바이스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방한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 양측이 어떤 제품과 공급 계약, 공동 기술 개발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리사 수 CEO의 이번 일정은 단순한 의전 방문이 아니라 한국을 글로벌 AI 공급망과 시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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