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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더에게 듣는다 | 성기연 ㈜현성종합목재 대표

탄소 중립 시대에 목재의 가치가 높다는 AI의 답변과 실제 현장의 괴리를 지적하기 위해서다. "AI는 목재 시장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카페 인테리어만 봐도 따뜻한 나무 대신 차가운...

리더에게 듣는다 | 성기연 ㈜현성종합목재 대표

2026년 3월 대한민국 건설 시장의 시계는 여전히 ‘제로’다. 해는 바뀌고 봄은 찾아왔으되 시장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친 스태그플레이션의 파고 속에서 국내 목재 유통 및 중목구조 시장의 리딩 컴퍼니인 ㈜현성종합목재 성기연 대표를 만났다. 그는 “답답한 현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물길을 내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성기연 대표.

어렵다고 말할 시간에 한 발짝이라도 더 움직여야 할 때

성기연

대표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피부에 와닿는 공포’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물건이 안 팔리는 차원을 넘어 산업의 기초 체력이 바닥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장님들을 만나면 다들 죽겠다는 소리뿐입니다. 이건 단순히 경기가 나쁜 게 아니라 교과서에서나 보던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리 산업을 완전히 파고든 겁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기본적인 건설자재에서부터 실리콘, 본드, 방수 시트 같은 기초 부자재 가격까지 매주 치솟는데, 정작 이를 소비할 건설 현장은 멈춰 섰습니다. 비용은 폭등하고 경기는 실종된, 최악의 비대칭 상황이죠.”

그는 특히 자금 유동성이 막힌 점을 목재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고금리로 인해 민간 주택 시장이 ‘돈맥경화’에 걸렸다는 것이다.

“재고가 많지 않음에도 유통업계가 힘든 이유는 회전율이 바닥을 쳤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시장에서 재고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가 됩니다. 이건 누구 한 사람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 벽을 넘어야 하는 건 결국 우리들의 몫입니다.”

성

대표는 업계가 움츠러드는 상황을 경계하며 이른바 ‘저수지론’을 펼쳤다. 그는 리더의 가장 큰 책무는 ‘고기가 있는 곳을 찾아내는 통찰과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

“고기가 안 잡힌다고 저수지 탓만 하는 건 무책임한 일입니다. 고기가 없으면 고기가 살 만한 곳을 찾아 떠나야죠. 저는 그것을 ‘새로운 저수지’라고 부릅니다. 기존의 목조주택 시장이 정체되어 있다면 우리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템이나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합니다. 에이전시들을 만날 때마다 ‘해외 현지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읽어와라, 우리가 선제적으로 공급할 아이템을 찾아라’고 독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가 주목하는 새로운 저수지 중 하나는 바로 ‘중목구조’ 시장이다. 일반적인 경량 목조주택 시장이 흔들릴 때 현성은 프리미엄 시장인 중목구조에 집중했다.

“공장을 이전하고 설비를 최신화하며 내실을 다진 결과입니다. 제대로 된 공정 시스템을 갖춘 곳이 드물다 보니 품질을 따지는 하우징 업체들이 결국 현성을 찾게 됩니다. 올해 이미 30세대가 넘는 수주를 확보한 것은 운이 아니라 선제적 투자의 결과입니다.”

성기연 대표.

성

대표는 인터뷰 중 최근 챗GPT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탄소 중립 시대에 목재의 가치가 높다는 AI의 답변과 실제 현장의 괴리를 지적하기 위해서다.

“AI는 목재 시장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카페 인테리어만 봐도 따뜻한 나무 대신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가 대세입니다. 이건 자재업계 전체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시장이 원하는 디자인, 시공이 간편한 혁신적인 자재를 내놓지 못하고 과거의 공급 방식에만 머물러 있었던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트렌드를 리드하지 못하니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것입니다.”

불황기마다

고개를 드는 저가 수주 경쟁에 대해서도 성 대표는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를 ‘업계 스스로가 마시는 독배’라고 표현했다.

“시공사를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정상적인 상거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10% 남겨야 할 물건을 2~3% 싸게 던져서 시장을 망가뜨리는 건 경쟁이 아니라 공멸입니다. 가격이라는 ‘잔재주’로 연명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격표를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을 한 번 더 찾아가는 부지런함입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의외로 단순한 ‘기본’에 있었다. “직원들에게 늘 묻습니다. 오늘 거래처에 몇 번이나 전화했는지, 고객의 얼굴은 직접 봤는지 말이죠. 경기가 안 좋을수록 고객은 자신을 기억해 주고 챙겨주는 파트너를 찾기 마련입니다. 시장 파이가 줄어들었다면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 그 작은 파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성 대표는 유통 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을 강조했다. 모두가 재고를 줄이고 수입을 중단할 때 현성은 오히려 적정 재고를 유지하며 고객의 부름에 언제든 응할 준비를 마쳤다.

“고객이 필요할 때 물건이 없으면 그건 장사꾼이 아닙니다. 지난 겨울에도 쉬지 않고 물량을 확보한 것은 우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신뢰의 지표입니다.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되겠지만 결국 살아남는 것은 부지런하게 시장을 읽고 언제든 공급할 준비가 된 업체일 것입니다.”    /나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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