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롯데벤처스가 베트남 내 고성장 분야 유망한 기업들을 찾아 투자 보따리를 푼다. 건당 최대 100만달러(약 15억원) 규모 다수 투자를 통해 현지 롯데그룹 사업 생태계와 연결하고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벤처스 현지 법인 롯데벤처스 베트남(LOTTE Ventures Vietnam)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전자상거래, 유통, 푸드테크, 호텔·숙박, 인공지능(AI) 등을 집중 투자해야 할 고성장 유망 분야로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 목표는 롯데그룹의 베트남 사업 생태계와 신규 투자 기업들 간의 연결 고리 구축이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등 유통·호텔·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친 계열 브랜드가 협력 기반이다.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은 롯데그룹 사업 생태계를 통해 상업적 파트너십, 시장 접근성, 운영 노하우, 해외 진출 기회, 장기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벤처스 측 설명이다.
특히 투자 대상 기업 단계가 눈길을 끈다. 롯데벤처스 베트남의 이번 투자는 창업 단계인 시드부터 초기 성장 단계인 시리즈A까지 스타트업이 대상이다. 이는 현재 베트남 벤처투자(VC) 시장 흐름과 엇갈리는 행보다.
베트남 벤처캐피털 빈벤처스(VinVenture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72%가 상위 10건에 집중됐고, 전체 자본의 60%가 신규 투자보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의 후속 투자나 브리지 파이낸싱(단기 연결 자금)에 배분됐다. 시장 적합성이 검증되지 않은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벤처스 베트남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것은 순수한 재무적 수익보다 그룹 생태계 확장에 방점을 둔 전략적 투자라는 분석이다. 투자 스타트업은 롯데 생태계에 편입되는 순간 검증된 유통 채널과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고, 롯데는 자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조기에 선점할 수 있다는 것. 경쟁이 줄어든 현지 초기 투자 시장에서 잠재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을 낮은 비용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베트남에는 롯데그룹 20여 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호찌민 1호점 개점 이후 현재 전국 16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올해 사상 첫 5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하노이 서호(西湖)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한 데 묶은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했다.
베트남 시장은 롯데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주요 투자 시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달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함께 하노이를 찾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 주요 계열사의 현지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신동빈 회장은 "베트남은 그룹 글로벌 사업의 핵심 국가로 식품과 유통 등 주력 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기존 주력 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첨단 도시 건설, 친환경 소재 산업, 선진 물류 등 신사업 개척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