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중단” 이란 공격에 요르단서 미군 2명 사망…확전 가능성 커져
미 “요르단 공항 등 소개령”…이스라엘 공중급유기 추가 배치 계획도
보복의 악순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에 당일 이란의 모처에서 걸프 국가 내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겼다(왼쪽 사진).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튿날 미군이 이란 군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 2명이 전사했다.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이 숨진 것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 사망을 레드라인으로 꼽아온 데다 이란도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의무 이행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국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8일(현지시간) 엑스에서 전날 요르단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요르단 알아즈라크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19일 주요르단 미국대사관은 엑스를 통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위협으로 요르단 남부 아카바 국제공항과 항구에 소개령이 내려졌다”며 해당 시설 방문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인접한 요르단 항구도시 아카바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요르단 국영TV에 따르면 요르단 전역에는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전쟁 초기인 지난 3월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사한 미군 7명이 이란 공격으로 숨진 마지막 미군 희생자였다. 이란 공격이 원인이 아닌 전사자까지 포함하면 전쟁 발발 직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미군 사망자는 총 16명이다.
미군은 전사자가 발생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5시간30분 동안 이란 방공시설 등을 공습했다. 미군의 대이란 공습은 지난 11일 이란의 외국 선박 공격을 이유로 개시된 후 이날까지 8일째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참모들에게 “이란이 미국인을 직접 살해하지 않는 한 전면전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미군 전사자 발생을 계기로 양국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미국이 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가치도, 효력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국민과 저항의 축은 이미 그들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에는 카젬 가리바바디 외교차관이 관영 파르스통신을 통해 “MOU 의무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7월 재개된 미국의 공습으로 최소 50명의 이란인이 숨졌다. 미국은 대이란 공습이 군사시설에만 이뤄졌다고 주장하나 실제 교량과 기차역 등 민간시설까지 공격받은 사실이 BBC방송 등을 통해 보도됐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쿠웨이트 등 주변국 민간시설을 공습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19일 “이란의 극악무도한 공격으로 발전·담수화 시설이 이틀 연속 피격돼 일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민간시설 공격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AP통신은 “MOU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미국과 이란이 각각 설정한 레드라인은 모두 무너졌다”며 “전면전으로의 회귀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작전이 확대될 조짐은 이미 포착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전날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중급유기 수십 대를 추가 배치하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의 요르단 공격이 이란군의 충분한 미사일 재고와 미국 방공망 회피 능력을 보여준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매우 슬픈 일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도 확전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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