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폭동으로 약탈당한 슈퍼마켓에 돼지고기 가공육과 햄만 그대로 남아 있다. 뉴시스
프랑스 폭력 시위로 약탈당한 슈퍼마켓에 돼지고기 가공육만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를 근거로 약탈에 무슬림이 가담했다는 추측을 제기했지만, 사진의 출처와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SNS에는 ‘프랑스 폭동으로 약탈된 마트에서 햄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매장 내 상품 대부분이 사라진 가운데 돼지고기 가공육과 햄 등이 진열대에 남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돼지고기라서 안 가져간 것 같다”, “약탈하는 와중에도 종교적 신념은 지킨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이민자가 가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 사진이 실제 이번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느 도시의 어느 매장인지, 언제 찍힌 것인지 특정되지 않았으며 원 게시자도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 유럽에서 벌어진 소요 사태 당시 사진이 재유포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돼지고기 제품이 남은 이유에 대해서도 다른 설명이 가능하다. 가공육과 햄은 냉장 보관이 필요해 상온에서 금방 상하고 재판매 가치가 낮다. 약탈 상황에서는 주류와 담배, 전자제품, 의류처럼 보관과 환금이 쉬운 물품에 먼저 손이 간다는 것이 통상적인 분석이다. 사진 한 장으로 가담자의 종교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수사 통계는 이러한 추측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프랑스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구금자의 약 90%가 미성년자였다. 이번 시위의 출발점 역시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한 고등학생들의 집회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 시위 사태의 원인으로 이민 문제를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이민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며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는 9월 18일 파리 근교 크레테유에서 시작된 고교생 시위에 생활비 부담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지난 17~18일에는 파리와 마르세유, 보르도, 니스,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상점 약탈과 방화, 공공건물 공격까지 벌어졌다. 경찰은 최소 1800명을 체포했으며 내무부 집계로는 2400명에 이른다. 프랑스 소매유통연맹은 약 1500개 사업장이 피해를 입었고 손실이 수억 유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폭동과 약탈에 대해 “분노”와 “수치심”을 표명하며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마린 르펜 전 대통령 후보도 약탈 행위가 구매력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