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로는 이례적으로 뜨거웠던 선거가 3년 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이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위를 폭로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당선된 김태우 청장이 이후 동일 사안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확정받는 바람에 치러진 선거다. 윤석열 정권 초기 민심 이반을 막아야 했던 국민의힘과 이 분위기를 총선까지 이어가려던 더불어민주당 모두 대선급 선대위를 구성해 총력전을 펼쳤다. 부산 국회의원과 시의원까지 지원 사격에 나섰을 정도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포함해 8곳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에 따라 재보선 지역은 부산 북갑 등 10곳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 미니 총선급이다. 부산 북갑은 한때 개시장으로 유명했던 구포동, 청년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덕천동, BTS 정국의 고향 만덕동 일대를 말한다.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전재수 의원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옮겨가자 부산에서도 비교적 외곽지역인 북갑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북갑의 최대 관심사는 무소속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민주당의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 간 ‘빅 매치’ 성사 여부다. 일단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은 한 전 대표 쪽에서 포착된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연거푸 구포시장을 돌았다.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출마는 기정사실이 되어간다. 하 수석은 전재수 이후 인물난에 빠졌던 민주당에서 최근 등장한 카드다. 사실 부산에서 하 수석이 거론된지는 제법 됐다. 이 대통령이 작년 연말 해양수산부 부산 업무보고에 동행한 하 수석에게 “고향 아니냐. 그냥 부산에 남으라”고 농담을 던졌을 때부터다. 전 의원도 “하 수석 같은 새로운 세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도 주목거리다. 북갑에서 의원을 지낸 박민식 전 국가보훈처 장관이냐, 윤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받는 김민수 최고위원이냐다. 본인의 부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 이름이 오르내린다.
2016년 민주당은 3당 합당 후 부산에서는 최다 의석인 5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0년 3석, 2024년 1석으로 다시 축소되고 말았다. 북갑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절박함은 국민의힘이 더하다. 현직 당 대표에 각을 세우는 전직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지역구에 누구를 공천하느냐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다. 어쩌다 보니 부산 북갑이 주요 정당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전략지가 되고 있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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