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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내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 5곳 학예 인력 '0명'

도내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인 사찰 5곳에 학예 인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설은 문화유산 보존에 필요한 항온·항습기까지 수년째 고장 난 상태였다.

도내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 5곳 학예 인력 '0명'

해인사 백련암 장경각·청곡사 성보박물관 등

사찰 접근성 어렵고 보수 등 근무 여건 열악

전체 9개소 가운데 과반에 인력 배치되지 않아

3곳은 항온항습기 고장…예산 확보 안 된 곳도

고성 옥천사 성보박물관. /고성군

도내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인 사찰 5곳에 학예 인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설은 문화유산 보존에 필요한 항온·항습기까지 수년째 고장 난 상태였다.

8월 말 기준 전국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는 64곳이다. 이 중 경남에는 △해인사 성보박물관(합천) △해인사 백련암 장경각(합천) △청곡사 성보박물관(진주) △쌍계사 성보박물관(하동) △옥천사 성보박물관(고성) △통도사 성보박물관(양산) △표충사 호국박물관(밀양) △은하사 보장각(김해) △화방사 유물전시관(남해) 등 9곳이 있다. 수장고인 해인사 백련암 장경각, 은하사 보장각, 화방사 유물전시관 등 3곳을 빼면 모두 박물관이다.

이 가운데 △해인사 백련암 장경각 △청곡사 성보박물관 △옥천사 성보박물관 △은하사 보장각 △화방사 유물전시관 등 5곳에 학예 인력이 없다.

해인사 백련암 장경각에는 성철(性徹·1912~1993) 스님이 생전 소장했던 서적 1만여 권이 있다. 청곡사 성보박물관에는 국보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 1폭과 보물 ‘진주 청곡사 목조제석천·대범천의상’ 2구(의자 포함)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학예 인력 미배치 사유로 사찰 등 접근성이 어려운 곳이 많아 지원율이 저조하고, 채용 이후에도 보수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해 이직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학예 인력이 미배치된 38곳 가운데 3곳은 ‘문화유산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으로 학예 인력이 채용됐으나 중도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을 비롯해 전국 문화유산 다량 소장처 64곳 중 학예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은 38곳으로, 전체의 59.4%에 달했다. 이 중 34곳(89.5%)은 과거에도 학예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유산 보존에 필요한 항온·항습시설 유지·관리에서도 공백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이 파악한 항온항습기가 고장 난 시설은 7곳으로, 이 중 청곡사 성보박물관, 쌍계사 성보박물관, 은하사 보장각 등 경남 3곳이 포함됐다.

청곡사 성보박물관은 건물 누수로 해인사 성보박물관으로 기탁했으며, 신규 수장고가 건립되면 항온항습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쌍계사 성보박물관과 은하사 보장각은 예산 미확보를 미수리 사유로 들었다. 두 시설은 2023년 고장 이후 현재까지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은하사 보장각은 2027년 수리 예정이며, 쌍계사 성보박물관은 예산조차 확보되지 않아 항온항습기의 운영 시점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전남광주 여수시을)은 “다량 소장처 10곳 중 6곳에 학예 인력이 없고 상당수는 배치 이력조차 없는 만큼 현행 학예 인력 지원체계가 현장의 수요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항온항습기 역시 설치에 그치지 않고 고장 발생 시 적기에 수리돼 실제 보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K컬처의 뿌리인 국가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그 출발점은 우리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라며 “국가유산청은 다량 소장처의 여건을 살펴 전문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보존 시설이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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