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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지방선거와 '옥석 가리기'

공항 중심 경제권 구축, 미래 모빌리티와 반도체 등 신산업 육성, 문화·관광 자원의 고도화와 같은 장기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인기 정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교통...

[데스크칼럼] 지방선거와 '옥석 가리기'

이곤영 부국장

6·3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TK 광역단체장에 15명, 기초단체장에 117명이 출사표를 냈다. 대구시장 9명, 대구 8개 구·군(전체 9곳 중 달서구 중앙 공천 제외) 기초단체장 37명, 경북도지사 6명, 경북 21개 시·군구(전체 22곳 중 포항시 중앙당 공천 제외) 기초단체장에 80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광역의원의 선거에는 대구 30개 지역구 선거구에 63명과 비례대표 11명 등 모두 74명이 공천을 신청했고 경북 53개 지역구 선거구에 105명, 비례대표 5명을 포함해 총 110명이 공천 신청서를 접수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대구 42개 선거구에 142명, 각 구별 비례(9개)에 23명 등 총 165명이 신청했으며. 경북에서는 모두 104개 선거구에서 381명, 비례대표 71명 등 모두 452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인 탓에 수백명이 몰려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공천을 앞두고 화려한 공약과 구호를 앞다투어 내놓고 자신의 지역구 골목골목을 누비며 얼굴을 알리기에 나서는 등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거를 앞둔 민심은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정치권은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대구를 위해 그동안 뭐했나”, “누가 나와도 똑같다”는 등 냉소적인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는 선거 때마다 민생을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정쟁과 갈등만 반복되는 등 정치가 삶을 바꾸지 못한다는 실망감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선거는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구조가 굳어지면서 유권자들은 “내 한 표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정치권의 낮은 책임성이다. 공약은 넘쳐나지만 공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 책임을 묻는 구조는 약하다. 공약 평가나 정책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는 때때로 정치 이벤트로 소비되기도 한다. 유권자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정치에 대한 냉담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거에 대한 냉담은 결국 유권자 자신에게도 손해로 돌아온다. 오히려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대구·경북은 오랜 기간 특정 정치 지형이 강한 지역이다. 이 같은 정치 환경 때문에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이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채 선거가 치러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 대구·경북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 구조 변화 등 직면한 과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산업 대전환, 첨단산업 유치, 지방소멸 대응 등 굵직한 현안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 행사가 아니라 지역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의 과정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더욱 필요하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과 비전의 내용과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역 현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중앙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 행정 경험과 정책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화려한 구호나 인기성 공약만으로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공항 중심 경제권 구축, 미래 모빌리티와 반도체 등 신산업 육성, 문화·관광 자원의 고도화와 같은 장기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인기 정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교통,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지역 정치도 이제 변화의 흐름을 피할 수 없다.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 달라질 때 정치도 달라진다. 정당의 간판보다 인물의 역량을, 선거 구호보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대구·경북 정치 역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 지방자치는 결국 지역 주민의 삶을 위한 정치다. 도로 하나, 산업단지 하나, 청년 일자리 하나가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유권자의 한 표다.

지방 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유권자가 냉정한 시선으로 후보들을 제대로 평가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다. 결국 그 시작은 바로 유권자의 현명한 ‘옥석 가리기’에 있다.

이곤영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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