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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역대급 성과는 누구의 것? 반도체 호황이 던진 질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한국 반도체 대표주자들의 성과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만 57조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30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데스크칼럼] 역대급 성과는 누구의 것? 반도체 호황이 던진 질문

[시사저널e=정준화 산업부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한국 반도체 대표주자들의 성과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만 57조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30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시대에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그렇다면 이 막대한 성과는 과연 누구의 몫일까. 피할 수 없는 질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상한 없이 영업이익의 10%를 임직원들이 공유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보상을 넘어 '성과는 함께 만든다'는 메시지를 조직 내부에 각인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반면 삼성전자에서는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같은 산업 내에서도 분배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장, 같은 업황 속에서도 기업마다 내부 온도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시선을 기업 밖으로 돌리면 또 다른 요구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주주들이다. 주주들은 기업들에게 저평가 해소와 주가 부양을 위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환원에 대한 문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사실상의 '기본 조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유한한데, 노동자와 주주 모두 더 많은 몫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노동자는 "성과는 현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하고, 주주는 "자본을 제공한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논리도 틀렸다고 하기 어렵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기업을 노동과 자본의 결합체로 본다면 성과는 균형 있게 배분돼야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누군가 더 가져가면 다른 누군가는 덜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성장률이 둔화된 상태에서 전체 파이가 빠르게 커지지 않는 이상 과거와 같이 "성과가 늘었으니 모두가 더 가져간다"는 공식이 작동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업의 선택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성과급을 확대하면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고,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늘리면 내부 반발이 커진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한쪽의 불만을 감수해야 한다.

해법은 상황에 따른 단순한 비율 조정에 있지 않다. 분배의 원칙을 명확히 정의하고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과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그 성과에 기여한 주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필요하다. 성과급과 주주환원을 경쟁 관계가 아닌 연동 구조로 설계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는 기업 경영에서 '얼마를 벌었는가'라는 질문에 '그 이익을 어떻게 나눴는가'라는 키워드가 추가됐다. 기업들이 어떤 현명한 답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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