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데스크칼럼] 김승원 후보 연일 폭로 한동훈…국힘 어디 가고 ‘한동훈의 힘’만 남아

외식업계에는 오랜 불문율이 있다. “앞집 장사가 안된다고 손님이 저절로 우리 집으로 올 거라 착각하지 마라.” 손님의 발길을 돌리는 것은 이웃집의 실책이 아니라, 오직 우리 집 불판 위에서 풍기는 음식의 맛과 압도적 메뉴 구성뿐이다. 정치판도 예외는 아니다.

[데스크칼럼] 김승원 후보 연일 폭로 한동훈…국힘 어디 가고 ‘한동훈의 힘’만 남아

윤삼수 서울본부장

외식업계에는 오랜 불문율이 있다. “앞집 장사가 안된다고 손님이 저절로 우리 집으로 올 거라 착각하지 마라.” 손님의 발길을 돌리는 것은 이웃집의 실책이 아니라, 오직 우리 집 불판 위에서 풍기는 음식의 맛과 압도적 메뉴 구성뿐이다. 정치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범야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5.1%로 선두에 올랐다. 당적조차 없는 무소속 의원이 보수 진영 1위를 차지하며 독주하자 국민의힘 지도부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역력하다. 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만 기대하던 보수 야당 주자들 대신 대중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의 상승세는 결코 어쩌다 얻은 행운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송곳 검증과 폭로전이 있다. 한 의원은 매일 국회 소통관에서 ‘도어스테핑’을 자처하며 김 후보자의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과 제3자 뇌물죄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파헤쳤다.

김 후보자 측의 해명은 추가 팩트에 뒤집혔고, 결국 출근길 취재진과의 만남조차 회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총력 사수에 나섰다. 식약처장 청탁 의혹과 소액주주 피해 논란으로 부적격 기류가 거세졌음에도,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볼수록 잘 된 인사”라며 방어막을 쳤고 법사위 증인·참고인 채택을 전면 거부하며 ‘증인 제로’ 방탄 청문회를 강행했다.

심지어 범여권은 선관위에 ‘한동훈 후원회 회계보고서’를 요구하며 본질을 흐리려 시도했다. 김 대표가 “한동훈 게이트를 파헤치겠다”고 나서자 한 의원은 “게이트라면 당장 특검을 하자”고 맞섰고,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OUT’ 수첩을 적은 김 대표를 향해 “노상원 수첩을 흉내 내느냐”라며 정곡을 찔렀다.

김민석 대표의 과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력과 룸살롱 파동을 겨냥한 반격은 여권의 자극적 프레임을 단숨에 무력화시켰다.

한 의원의 공격은 자신을 견제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 진영을 향해서도 “방해하지 말고 북이나 치라”며 쏟아냈다. 상대의 맹점을 단 일격에 타격하는 화법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문재인 정권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연속 4차례나 잇따라 좌천되는 고초를 겪었던 한동훈. 당시 똑같이 좌천되어 법무연수원에서 그와 함께 ‘유배 생활’을 했던 한 검사장 출신 인사는 당시의 일화를 이렇게 전한다.

대다수 좌천 검사들이 허송세월을 보낼 때 한동훈은 매일 수십 장의 A4 프린트물을 들고 나타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 정치인들의 연설문과 회견문이었다. 그 글들에 줄을 그어가며 어휘와 논리 전개 방식을 깎고 다듬던 고독한 연마의 시간이 오늘날 칼날 같은 화법을 만든 셈이다.

급기야 김승원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하면 국민의힘 정당해산 요건을 검토하겠다”는 오만함마저 드러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피 냄새를 맡은 맹수의 턱밑에 제 발로 목을 내놓는 제물이 되려는 듯, 싸울 의지조차 상실한 채 납작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장동혁, 오세훈, 안철수 등 국민의힘 간판스타들이 박스권에 갇힌 사이, 야생에서 자생한 한동훈이 판도를 뒤흔들자 보수 야당 내부에는 옹졸한 시기와 배척만 팽배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이웃집이 폐업 위기라고 해서 낡은 우리 집 식탁으로 손님이 저절로 걸어 들어오는 시대는 끝났다.

자기 혁신과 압도적인 메뉴 개발 없이 특출난 플레이어의 발목 잡기에만 골몰한다면, 국민의힘은 영원히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지 못한 채 퇴출당할 것이다. 소심한 질투를 거두어야 할 때이다. 지금은 치졸한 파벌 싸움이 아니라, 누가 대중의 열망을 사로잡을 정교한 칼날과 실력을 갖췄는지 증명해야 하는 사생결단의 때다. 특정 정치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치적 매력과 압도적 설득력 때문이다.

윤삼수 서울본부장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