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희 세종주재 부장
▲ 신서희 세종주재 부장
[중부매일 신서희 기자]
세종시가 대대적인 조직개편 밑그림을 내놨다. 최근 시가 입법 예고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세종시는 기존 경제산업국을 분리해 전략산업 정책과 기업·대학 유치를 전담하는 ‘신성장산업국’을 신설한다. 조상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이 대거 포함된 이 조직은 인공지능(AI) 정책과 스마트도시 구축 등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더불어 기존 경제부시장을 ‘경제문화부시장’으로 변경해 문화·관광 분야에 힘을 싣고, 재난안전실에는 노동·산업안전 감독 업무를 신설하는 등 시정의 뼈대를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정원 역시 66명 늘어난 2천746명 규모로 확대되며 미래 먹거리 창출과 시민 안전을 위한 진용을 새롭게 갖추겠다는 단체장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화려하고 정교한 조직개편안이라는 ‘하드웨어’를 갖추더라도, 결국 이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는 ‘소프트웨어’다. 행정 조직 운영의 절대적 진리인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경구가 무색하게도, 최근 조상호 시장의 인사 행보를 지켜보면 조직개편의 기대감보다는 우려와 탄식이 먼저 앞선다. 장기화되는 핵심 보직의 공석 사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의 자질 논란, 그리고 시장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비서실 내 핵심 측근을 둘러싼 태도 논란까지 겹치면서 세종시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조 시장 취임 이후 3개월이 다 되도록 공석이 많다는 것이다. 시의 철학과 정책을 39만 세종시민에게 알리는 소통의 최전선인 대변인 자리는 기형적일 만큼 오랜 시간 공석으로 방치되고 있다. 당초 조상호 시장 당선 직후부터 외부의 유능한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개방형 대변인’에 대한 기대와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확실한 방침 결정과 밑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지난 11일에야 뒤늦게 공고가 났다. 향후 이어지는 서류 및 면접 등의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10월 말은 되어야 비로소 빈자리가 채워질 전망이다.
특별보좌관 자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책보좌관 1명만 임명된 상태로
경제특별보좌관·문화특별보좌관·청소년특별보좌관 등 새로 신설한 자리의 인선은 요원하다.
또한 세종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해서도 설왕설래다. 그는 4년 전 불거진 부동산 이슈 속에서도 살아남아 재선과 의장직까지 거머쥐었지만,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천조차 받지 못하고 탈락한 인물이다. 고도의 도덕성과 뼈를 깎는 혁신이 요구되는 주요 산하기관장 자리에 논란의 꼬리표가 붙은 선거 탈락 인사를 앉히려는 시도는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비서실 내부에 똬리를 틀고 있다. 비서실은 단체장의 의중을 살피고 소통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그러나 현재 비서실에 중용된 특정 인사를 향한 공직 사회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이 인물은 과거 세종시 문화재단 대표 임명 과정에서 시의 비상식적인 태도와 책임 회피가 도마 위에 올랐을 당시 실무를 맡았던 주무관이었다. 사태의 책임을 외부로 내던졌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가, 어느새 조 시장의 부름을 받고 비서실로 복귀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그의 ‘애티튜드(태도)’ 문제다. 공직자이자 단체장의 최측근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겸손함을 찾아볼 수 없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비서실은 권력을 누리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자리가 아니라, 가장 낮고 겸손한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는 자리다.
투자 유치와 신산업 육성·문화도시 조성을 외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세종시. 그러나 시정의 진정한 동력은 시민의 굳건한 신뢰에서 나오며 그 신뢰의 뼈대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에서 세워진다. 조상호 시장은 세종의 미래를 견인할 올바른 태도와 능력을 갖춘 참신한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