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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 칼럼] 가족같은 회사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채용공고에서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을 보면 그 회사는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회사는 정말 가족같이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선이...

[데스크 칼럼] 가족같은 회사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채용공고에서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을 보면 그 회사는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회사는 정말 가족같이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선이 넘는 요구를 하거나 갑질을 일삼기 때문이다. 진짜 가족한테는 못할 짓을 '가족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하는 경우다.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에는 직원들이 가족처럼 똘똘 뭉쳐서 한마음 한뜻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하는 일이 조별과제처럼 협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족같은 회사'는 직원들의 응집력을 요구하는 메시지와 같다.

그런데 허심탄회하게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가족이 그렇게 단합이 잘되던가? 단 한 번의 싸움이나 갈등도 없이 단합이 잘되고 의사결정이 잘 이뤄지는 가족도 분명 지구상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높은 확률로 가족은 싸우고 갈등한다.

한평생 다른 삶을 살던 남녀가 만나서 부부가 됐다. 이들은 연애를 하면서 끈끈한 관계가 형성이 됐겠지만, 학창시절부터 이어온 가치관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연애할 때는 몰랐던 가치관의 차이는 결혼과 함께 필연적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빨래를 개는 방식이나 휴일의 생활패턴 등의 차이다.

그러다 아이가 생기게 되면 아이는 필연적으로 사춘기를 겪는다. 부모만을 믿고 따르던 아이는 자아가 형성되면서 부모에게 반항하고 제 갈 길을 찾아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양보와 배려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아이와 부모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즉, 거의 모든 가족은 필연적으로 싸운다. 이는 서로 다른 자아가 만나서 가장 가까운 집단을 형성한 만큼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 싸움을 원만하게 수습한다면 가족은 그 울타리를 유지할 수 있지만, 거스른다면 가족은 해체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와 같은 굴지의 대기업을 두고 '가족같은 회사'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만, 수십만의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만큼 끈끈한 관계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익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한 집단에 모였다는 점에서는 가족과 같은 관계성을 갖는다. 그렇다면 '노사 갈등' 역시 기업에게는 필연적인 숙제가 된다.

가족의 경우 자녀가 "용돈을 올려달라"고 요구한다면 부모는 "돈 나갈 곳이 많다"며 거절할 수 있다. 이때 부모와 자녀는 결국 "모의고사 점수 몇 점 올리면 용돈 올려줄게" 정도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 그 과정에서는 당연히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갈등은 가출이나 "나 밥 안 먹어" 정도의 단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를 달래고 합의를 보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노조와 회사의 관계를 자식과 부모의 관계로 바꾸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나 왜곡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급여를 받는 입장과 주는 입장으로 나눠본다면 가족에서의 위치와 별로 다르지 않다. "성과급 제도를 바꾸자" 혹은 "성과급 더 달라"고 요구하는 노조에 회사는 "돈 나갈 곳이 많다"며 거절할 수 있다. 이때 생기는 갈등은 노사가 대화를 통해 원활하게 해결해야 한다.

노사 관계는 결국 가족 관계와 다르지 않다. 필연적으로 싸울 수 밖에 없고 그 싸움이 파탄으로 이르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에 회사뿐 아니라 국민들도 걱정이 많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가 서로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달이다. 노동자와 경영자가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5월이 되길 바란다. 5월에는 노동절도 포함돼 있지 않은가.

여용준 산업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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