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잔금 9억 미납으로 협약 해지 수순, 자본 일시 투입 무산
동구, 앵커 기업 이탈에 원도심 경제 활성화 차질
공사비 급등·치솟은 사업비에 재공모 나서도 공백 불가피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대전시 제공
대전 동구가 조 단위 대전역세권 개발을 통해 원도심 부흥을 꾀하려했으나 장기간 표류하다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난감한 입장에 빠졌다.
불어난 공사비와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맞물리며 사업자가 발을 빼면서 동구의 기대도 허망하게 무너졌다. 시가 재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하지만 기존 조 단위 사업을 수행할 앵커기업을 당장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 동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대전역세권 복합2-1구역 개발은 동구 소제동 대전역 동광장 일대 2만 8391㎡에 약 1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주거·업무·판매·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0년 한화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화컨소시엄이 19일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지급해야 할 토지대금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해지 수순을 밟게 됐다.
황인호 청장은 "대전시민들에게 투자를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포기하는 것은 기업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복합2구역 개발이 흔들리면 대전역 주변 상권과 원도심 도시혁신 전체가 연쇄 차질을 빚게 된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문제는 계약 해지 이후다.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 공모 절차를 진행해야 하나 행정절차만 밟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는 내년 상반기 중 새로운 사업 추진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화를 대신할 건설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는 사업자 공모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대규모 일시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상업시설 먼저 조성,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할 수 있는 사업부터 추진해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혀나가는 전략이다.
구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조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상업시설 우선 조성 등 한번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이 아닌 단계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원도심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최봉문 목원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현재의 주변 상황과 여건을 볼 때 개발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투자에 따른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며 "모든 개발을 역세권 한 곳에 집중하며 과도한 기대를 갖기보다, 대전역의 환승 기능을 충실히 강화하는 등 적정 수준에서 실현 가능한 과제부터 합의를 거쳐 조기에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실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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