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대전시 '3칸 굴절버스' 사업 무산… 백억 대 혈세 낭비·후속 대책 필요

대전시가 신교통 수단으로 야심 차게 추진해 온 ‘3칸 굴절버스’ 도입 사업이 수십억원대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손실만을 남긴 채 결국 무산됐다.

대전시 '3칸 굴절버스' 사업 무산… 백억 대 혈세 낭비·후속 대책 필요

[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대전시가 신교통 수단으로 야심 차게 추진해 온 ‘3칸 굴절버스’ 도입 사업이 수십억원대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손실만을 남긴 채 결국 무산됐다.

민선 8기 당시 도시철도 연계 수단이자 친환경 대용량 교통수단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며 시작된 이 사업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운행 부실, 절차적 위법성, 소유권 미확보라는 총체적 난국 끝에 수입 대행 업체의 경영난과 맞물려 파국을 맞았다.

대전시의회 김민숙 의원은 이번 사업을 ‘전임 시정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이자 무책임이 빚어낸 졸속 행정의 표본’으로 규정하며 대전시의 책임 있는 후속 대책과 자성을 강하게 촉구했다.

3칸 굴절버스 사업은 초기 검토 단계부터 지역 도로 환경과의 부적합성 및 승객 안전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차량의 만차 시 중량이 54톤에 달해 일반 도로 승차 시 도로 패임 및 구조물 파손 우려가 극심했으나, 시는 기반시설을 최적화하는 공조 조치 없이 사업을 강행했다.

승객 수송의 실효성 역시 의문투성이였다. 총 정원은 230명에서 270명에 달했으나 실제 좌석 수는 46석에 불과해, 탑승객의 약 80% 이상이 서서 이동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차고지 및 충전 인프라 미비도 발목을 잡았다. 전용 충전소조차 마련되지 않아 이동식 충전 방식에 의존했으며 배터리 완충에 무려 180분에서 길게는 10시간가량이 소요되어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시범 운행 과정에서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전용 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은 ‘무보험’ 상태로 도로를 달린 사실이 드러나 대전시의 허술한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부실한 계약 관리와 과도한 대금 집행이다. 대전시는 총 185억원의 예산 중 수입 대행사인 P사 측에 선급금과 완금 명목으로 약 72억 9천만원의 예산을 선지급했다.

일반적인 공공 계약 관행을 벗어나 쪼개기 계약 형태로 선급금을 대거 지급했음에도, 시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안전 인증 미승인과 납품 지연 등을 이유로 들여온 1호차의 소유권조차 넘겨받지 못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7차례에 걸친 중국 출장과 수입 대행사 관계자의 동석 등 특혜 및 접대 의혹까지 제기되며 행정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계약 체결 업체의 사업 수행 역량 평가 역시 형편없었다. 해당 업체는 이미 200억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통보를 받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으나, 시는 이러한 위험 요소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대전시는 계약 업체의 사실상 부도 상태를 인정하고 사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시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하며 감사 진행과 함께 피해 최소화 대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2차분 계약금에 대해서는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환수를 추진 중이나, 이미 지급된 1차분 27억원가량에 대해서는 법적 소송을 거쳐야만 회수가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차고지 및 정류장 원상복구, 교통영향평가 재진행 등에 추가 비용이 투입되어 최종 매몰 비용만 최소 5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채 규모가 매년 증가하며 혹독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전시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막대한 재정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시는 향후 도시철도 2호선(트램) 및 광역철도망 구축 시점에 맞춰 버스 노선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마을버스 및 자전거 등 보조 교통수단을 연계해 대중교통 분담률을 제고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시민의 소중한 혈세가 허무하게 증발할 위기에 처한 만큼, 대전시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태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고 소송을 통한 채권 회수와 실효성 있는 대체 교통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의회 김민숙 의원은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도 차량 소유권조차 확보하지 못한 대전시는 추진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선급금 환수와 원상복구 및 대체 교통수단 도입을 포함한 종합대책과 후속 조치 계획을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