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을 돌파하며 ‘속도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회사는 연초 3개월여 만에 이례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그간 보수적으로 흐르던 정비사업 수주 기조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건설사 간 수주 전략 차이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일부는 핵심 사업지 중심의 선별 수주에 집중하는 반면, 대우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속도를 끌어올린 점이 대비된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향후 정비사업 시장은 단순 수주 규모 경쟁을 넘어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주말 열린 두 곳의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연이어 시공권을 확보하며 2026년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2조2525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3개월여 만에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속도로 사실상 연간 목표치를 조기 달성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총 5개 사업장에서 수주를 확보했다. 세부적으로는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7923억원) ▲신이문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5292억원) ▲안산 고잔연립5구역 재건축(4864억원) ▲용인 기흥1구역 재건축(2553억원) ▲마포 성산 모아타운 3구역(1893억원) 등이다.
대형 사업지를 통해 수주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중형 사업지를 병행 확보하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4월 들어 2건의 사업지를 추가 확보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시공권을 확보한 기흥1구역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일대 한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2층~지상 39층, 7개동 78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해당 지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단지와 연결되는 ‘L자형 반도체 벨트’에 위치해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기흥역 푸르지오 마스터피스’로 조성해 지역 대표 랜드마크 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성산 모아타운 3구역 역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마포구청역과 가좌역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에 더해 상암 개발, 대장홍대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다. 향후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 및 인근 모아타운 사업과 연계되면 약 8000세대 규모의 주거벨트 형성이 기대된다. 회사는 해당 사업지에 ‘마포 푸르지오 트레스 로열’을 제안하고, 성산 1구역과 연계한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흥역 푸르지오 마스터피스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왜 대우만 먼저 2조 찍었나…수주 전략 ‘온도차’
대우건설이 가장 먼저 2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건설사별로 엇갈린 수주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은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무리한 수주 대신 사업성이 높은 핵심 사업지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은 대형 사업지뿐 아니라 중형 사업까지 병행 확보하는 ‘균형 확장 전략’을 택했다. 이를 통해 수주 저변을 빠르게 넓히며 단기간 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경쟁사들은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 방어를 위해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하면서 결과적으로 수주 속도에서 차이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리스크 관리 범위 내에서 공격적으로 수주를 확대한 반면, 다른 건설사들은 선별 수주에 집중하면서 속도 격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2조’ 넘어 ‘3조 경쟁’…정비사업 판 커진다
대우건설의 2조원 돌파를 계기로 정비사업 시장은 ‘2조 클럽’ 경쟁에서 ‘3조 경쟁’ 국면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비사업 수주는 하반기로 갈수록 대형 사업지가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주요 건설사들의 본격적인 수주전이 시작되면 전체 시장 규모 역시 크게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압구정, 성수, 목동, 여의도 등 서울 핵심 지역에서 초대형 재건축 사업이 대기하고 있어, 단일 사업만으로도 수천억에서 1조원 이상 규모의 수주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우건설이 추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3조원 고지에 근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에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 추격 건설사들 역시 대형 사업지 확보 여부에 따라 단기간 내 2조원을 넘어서는 ‘점프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시장이 단순 시공 경쟁을 넘어 브랜드, 사업관리, 금융조달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겨루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획·설계·시공을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정비사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조합원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과 품질로 지역 가치를 높이는 랜드마크 단지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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