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기업에 부과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제재금’이 아닌 ‘비용’에 해당해 법인세 산정시 손금(비용)에 산입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인세는 회사가 벌어들인 소득(수익에서 비용을 뺀 총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비용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많을수록 그만큼 과세소득이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납부하는 법인세도 감소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기업들의 관련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세무 당국을 상대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매긴 세금을 돌려달라’며 낸 경정청구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에스케이하이닉스는 35억원가량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사업주가 부족 인원에 비례해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18년, 2020년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당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산입하지 않고 법인세를 납부했는데, 2022년 해당 부담금은 손금에 해당한다며 법인세 경정청구를 냈다. 이후 과세당국이 이를 거부하자 해당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며 과다 납부한 세액을 환급해 달라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구 법인세법이 정한 ‘법령에 따른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된 공과금’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근거한 과세당국의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의무고용률 미달 사업주로부터 부담금을 걷어 고용장려금으로 활용하는 등 장애인 고용을 유도·조정하기 위한 제도로서, 처벌보다는 사업활동에 수반되는 경제적 부담을 분담하는 성격의 사업경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벌금 내지 과태료는 고의 또는 과실이라는 책임 요건의 존재를 그 부과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경우 요건에 해당하기만 하면 고의나 과실 등 책임요건의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며 “이를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2심도 이런 1심 재판부 판단이 맞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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