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삼남 의원 투표서 찬성 4·무효 4…의정감시단, 11월 2일까지 정상화 방안 서면 답변 요구
▲ 대전 대덕구의회 복도에 주민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 황인제
[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대전 대덕구의회가 의장 선출에 또다시 실패하면서 원구성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제10대 의회가 출범한 뒤 100일이 넘도록 의장단을 꾸리지 못했고, 지난 12일 기준으로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원구성을 마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뿐이었다.
구의회는 26일 제297회 임시회를 열어 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섰지만, 단독으로 후보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이삼남 의원이 1·2차 투표에서 모두 찬성 4표·무효 4표에 그쳤다. 대덕구의회는 의원 8명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 4석으로 나뉘어 있어 당선에는 과반인 5표가 필요하다.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26일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구청장은 보훈단체와 노인회,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들이 밤 10시가 넘도록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 보람도 없이 1·2차 투표에서 모두 부결됐다.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다”고 적었다.
김 구청장은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지난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가 19일 병원으로 옮겨진 바 있다. 당시 구청장은 원구성 지연으로 내년도 예산 편성이 늦어지면 준예산 체제가 가동돼 구정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사회도 의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대덕구의회 의정감시단(대표 강정식)은 26일 의회에 ‘정상화 촉구 및 공식 요구서’를 전달했다. 감시단은 의장단 조속 선출과 원구성 완료, 의원 전원의 책임 있는 의사일정 참여, 원구성 지연에 따른 의정 공백 현황과 협상 경과·향후 일정 공개, 적법한 방청·의정자료 열람 협조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의장·부의장 선출 일정과 원구성 완료 방안, 처리가 미뤄진 안건,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예산안 심의 준비계획을 11월 2일까지 서면으로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상화 이후에도 의원 전원의 회의 방청과 출석·의정활동 기록을 점검하고 정기 감시보고서를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감시단은 의회가 특정 정당이나 의원 개인이 아닌 구민의 권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지역 정치권은 의장 후보를 둘러싸고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박정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덕구 지역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의장직을 양보하면서 전석광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요구해 왔다고 밝히며 “왜 전석광 의원이 대덕구의회 의장이 돼야 하느냐”고 물었다. 박 위원장은 “대덕구의회 정상화와 전석광 의장 만들기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며 당론을 이유로 구의원을 압박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박경호 국민의힘 대덕구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반박했다. 민주당이 의장직을 양보했다고 하면서 자당 후보를 등록한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양보는 말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합의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배제하라는 요구는 상대 정당의 자율성과 후보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기는 국민의힘, 후반기는 민주당이 의장직을 맡는 방안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합의 내용을 문서로 작성해 양당이 이행을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앞서 15일에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구의원 4명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전반기 의장직 양보를 수용하되 전석광 의원을 후보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전·후반기 원구성을 일괄 합의하자며 4자 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 서미경·이삼남·정창희·정미선 의원은 국민의힘이 후보를 정하고도 등록하지 않아 선출이 거듭 무산됐다고 맞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