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클라리넷 김차웅, 첼로 이윤하, 피아노 이미연
한여름 밤의 문턱에서 세 악기가 빚어내는 깊고도 은은한 울림이 객석을 찾아온다. 클라리넷의 따뜻한 숨결과 첼로의 깊은 울림, 피아노의 단단한 화성이 만나 고전의 절제와 낭만의 서정을 오롯이 그려낼 무대가 마련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기획공연 체임버 시리즈 세 번째 무대인 ‘고전과 낭만의 트리오’를 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클라리넷 3중주를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음악세계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며, 고전주의의 정교한 구조미와 낭만주의의 깊은 정서를 비교해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특히 이번 무대는 대구시향 클라리넷 수석 김차웅이 연주와 함께 작품의 배경과 감상 포인트를 직접 소개하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김차웅과 함께 대구시향 첼로 수석 이윤하, 그리고 객원 피아니스트이자 영남대 교수인 이미연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먼저 1부에서는 베토벤의 ‘클라리넷·첼로·피아노를 위한 3중주 B♭장조 Op.11’이 연주된다. 청년기 베토벤의 패기와 실험정신이 담긴 작품으로, 세 악장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 때문에 ‘미완성의 균형미’를 보여주는 작품으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마지막 악장은 독일어로 ‘리의 유행가’를 뜻하는 ‘가센하우어(Gassenhauer)’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익숙한 선율이 베토벤 특유의 재치와 창의성을 만나 어떻게 새로운 음악으로 변모하는지를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클라리넷·첼로·피아노를 위한 3중주 a단조 Op.114’가 이어진다. 브람스가 은퇴를 결심할 무렵, 마이닝겐 궁정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연주자 리하르트 뮐펠트의 연주에 감동해 다시 창작 의욕을 되찾으며 완성한 대표적인 후기 걸작이다. 약 25분 동안 이어지는 네 개의 악장에는 삶을 관조하는 듯한 깊은 사색과 성숙한 서정이 짙게 배어 있다.
이번 공연은 대구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클라리넷 수석 김차웅은 풍부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연주와 깊이 있는 음악 해석을 선보여 왔으며, 첼리스트 이윤하는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다져온 탄탄한 기량으로 대구시향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피아니스트 이미연은 세계적인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로레아트상을 비롯해 하엔 국제콩쿠르 2위 및 청중상 등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다. 섬세하면서도 치밀한 음악 해석으로 정평이 난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두 현악기와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루며 완성도 높은 실내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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