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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사진을 평면 이미지 넘어 설치작업으로 확장

사진이 흙과 시멘트, 폐비닐과 가벽을 만나 입체적인 공간으로 확장된다. 사라진 장소의 기억부터 거대한 산업 구조 속 개인의 위치까지,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전시가 대구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사진을 평면 이미지 넘어 설치작업으로 확장

공모 통해 선정한 작가 4명 참여

관객 작품 만드는 서사·감각 경험

2026대구사진비엔날레 신진작가 특별전 전경.

사진이 흙과 시멘트, 폐비닐과 가벽을 만나 입체적인 공간으로 확장된다. 사라진 장소의 기억부터 거대한 산업 구조 속 개인의 위치까지,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전시가 대구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오는 11월 1일까지 미술관 11전시실에서 개최하는 2026 대구사진비엔날레 신진작가 특별전 ‘DAC EP 2026’는 김초엽의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모티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와 기억, 주변부에 놓인 풍경을 들여다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박가현, 조우성, 조현상, 튜나리 등 4명의 작가는 사진을 평면 이미지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물질과 공간을 결합한 설치작업으로 확장한다. 관람객은 전시장 곳곳을 이동하며 작품이 만들어내는 서사와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튜나리의 ‘흔적의 궤도’는 사진을 시간의 흔적을 담은 물질로 바라본다. 작가는 고고학적 발굴 현장이자 암실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구성하고, 시멘트 패널에 UV 인쇄와 엠보싱 기법을 적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중앙의 자작나무 테이블 ‘LIME STUDY Ver.3’에는 석회석과 산호 조각, 화석 등을 표본처럼 배치해 지질학적 시간과 도시의 흔적을 함께 드러낸다.

조우성의 ‘대지의 궤도’는 사진과 자연의 관계를 탐색한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발효의 땅’은 흙과 목재 파렛트, 마대 자루 등을 활용해 사진을 땅속에 묻고 발효시키는 작업 과정을 공간으로 옮겼다. 대표작 ‘사진김장’ 시리즈는 부모님의 충남 청양 농장에서 촬영한 가지와 당근 이미지를 인화한 뒤 실제 땅속에 3~12개월간 묻어 자연적인 부식과 풍화를 유도한 작업이다. 흙의 습기와 미생물의 작용으로 인화지 표면에 남은 흔적은 작가의 의도와 자연의 변화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박가현의 ‘기억의 궤도’는 개인의 기억이 깃든 공간을 빛과 폐비닐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외할머니가 운영했던 대구 비산동의 옛 여관에서 수집한 나뭇잎과 나무껍질, 녹슨 고철 파편 등을 활용해 사라진 장소의 흔적을 전시장으로 가져왔다. 옛 여관의 흰색 문을 인쇄한 폐에어캡을 지나면 유년 시절의 기억이 담긴 내실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잎과 고초, 수피로 지은 방’을 만날 수 있다. 낙엽을 폐비닐에 넣어 열로 융착하고 UV 인쇄 기법을 활용해 가벼운 산업용 소재로 기억의 공간을 만들었다. 자개장과 LED 백라이트를 결합한 ‘빛으로 지은 뜰’, 폐에어캡에 타자기로 새긴 글자와 바닥의 라이트박스에 놓인 사물들도 전시장 곳곳을 연결한다. 사진을 과거의 기록에 머물게 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마주하는 입체적인 기억으로 확장한 것이다.

조현상의 ‘배회의 궤도’는 전시장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활용한다. 진회색 가벽으로 미로형 동선을 만들고, 좁고 어두운 통로를 따라 ‘검은 날벌레’ 연작을 배치했다.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동시에 공간을 헤매고 멈춰 서며 이동과 정지의 감각을 경험한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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