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한은 신현송 號..."디지털 전환기, 원화 국제화로 정면돌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4년 임기 시작
원화 국제화·CBDC 확대…통화 인프라 개편 시동
통화정책만으론 부족…구조개혁·글로벌 역할 확대
박미라
기자
2026-04-21 10:01:25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신현송 총재는 취임사에서 지금을 지정학적 갈등과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이 촉발되는 대전환의 시기로 규정하며, 우리 경제가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통상 갈등, 무역구조 재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와 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존 정책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마주한 대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며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압력과 경기 하방압력이 동시에 증대되고,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긴 시계에서 보면 세계경제 질서는 지정학적 갈등과 AI 기술 혁명으로 대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러한 환경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전환기에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야 한다"면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도전 또한 실천을 통해 해답을 찾고 새로운 이론을 써 내려가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향후 정책 방향으로 원화 국제화와 디지털 지급결제 혁신, 거시건전성 체계 강화를 묶은 전략을 제시했다. 신 총재는 "원화의 국제화는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은 통화 인프라를 갖추는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와 함께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추진하고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외환거래의 접근성과 안정성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도 적극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디지털 금융혁신에 대응해 미래 통화제도의 설계에도 한 발 앞서 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CBDC와 예금토큰의 활용도를 높이고, 국제 협력을 통해 디지털 지급결제 환경에서도 원화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안정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존 접근의 한계를 짚었다. 신 총재는 "오늘날 금융시장은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기존의 틀만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분석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책 간 연계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원화 국제화와 지급결제 혁신, 거시건전성 체계가 삼각 축을 이루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한국은행의 역할 변화도 예고했다. 이는 전임 이창용 총재가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구조적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와 양극화 심화 등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 운영의 여건을 이루는 핵심 변수"라며 "구조적 요인은 통화정책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과제에 대해 한국은행이 깊이 있는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이 국제사회의 논의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조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BIS와 IMF를 비롯한 국제 논의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통해 우리 경제의 해법을 세계 속에서 찾겠다"고 피력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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