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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펀드로 부실 넘겨 연체율 낮춰…정리 지연에 주택 공급도 차질

저축은행들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정상화 펀드에 매각해 연체율을 낮추고 있지만 매각 이후 실제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면서 부실 위험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지점 앞. 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정상화 펀드에 매각해 연체율을 낮추고 있지만 매각 이후 실제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면서 부실 위험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장 처분이 난항을 겪으면서 저축은행들이 부실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보다 장기간 묶어두고 있다는 ‘파킹’ 논란도 나온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은 2024년 말 현재 8.52%에서 지난해 말 6.04%로 2.48%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6월 말에는 6.26%로 지난해 말보다 소폭 올랐지만 2024년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부실채권을 정상화 펀드에 매각하면서 연체채권이 장부에서 제외된 것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PF대출과 토지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PF 규모도 크게 줄었다. 저축은행 업권의 PF 익스포저는 2023년 말 22조 1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8조 3000억 원으로 62.4% 감소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펀드로 넘긴 부실채권이 실제로 정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새롭게 사업을 인수하려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데다 부실 사업장에 얽힌 권리관계를 해소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사업수익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태”라며 “정상화 펀드는 부실 사업장을 다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드는 과정으로 매각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실자산은 부실화 과정에서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정리하면서 매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실채권을 펀드에 넘긴 뒤에도 저축은행이 관련 손실 위험을 계속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에 채권을 매각하면서 해당 펀드에 다시 출자하는 경우 채권이 수익증권으로 형태가 바뀔 뿐 손실 위험은 일부 남게 된다. 특히 후순위로 출자한 저축은행은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선순위 투자자보다 먼저 손실을 부담할 수 있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PF대출을 펀드에 매각하면서 펀드에 대한 재출자가 병행되고 있고 재출자로 취득한 수익증권의 상환 순위가 기존 PF대출보다 불리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아 자산 회수 과정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저축은행 업권이 보유한 수익증권 규모는 2023년 말 3조 7000억 원에서 올 6월 말 7조 800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부실 이연 논란은 펀드 조성 초기부터 제기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4년 2차 펀드 조성 당시 PF 사업장을 매각한 저축은행 27곳이 모두 해당 펀드에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전체 약정액에서 각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과 전체 채권 매각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부분 일치해 사실상 ‘셀프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저축은행 업권은 진성매각 논란을 줄이기 위해 3차 펀드부터 외부 투자자를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시키고 채권 매도 저축은행들은 후순위에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개선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면 매각한 채권을 저축은행이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직접 되사는 것이 사실상 막혀 있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과거부터 이해관계자나 대리인을 통해 이를 시행하는 사례가 많았다. 다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펀드가 원매도 저축은행에 PF 채권을 재매각한 사례는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약 그런 사례가 생긴다면 당국에서 지도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실채권 정리가 지연될수록 금융회사의 손실 부담이 커지고 주택 공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리가 지연되면 자금이 묶이고 금융·관리비용이 누적돼 최종 손실이 커질 수 있으며 주거 사업장의 착공·공사 재개까지 늦어진다면 향후 주택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실제 사업 재개 여부와 지연 기간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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