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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잔디광장 메웠던 경기소방 추모…60명만 모이는 '강당 추모'로

경기도민의 생명을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처음 마련된 추모 자리가 결국 초라하게 꾸려지게 됐다.

[단독] 잔디광장 메웠던 경기소방 추모…60명만 모이는 '강당 추모'로

자체 예산으로 진행…‘빨대’ 발언 겹쳐 소방 내부 분통

추경서 사업비 1억원 전액 삭감 여파…24일 본부 대강당서 진행

제1회 메모리얼데이 행사 모습./인천일보DB

경기도민의 생명을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처음 마련된 추모 자리가 결국 초라하게 꾸려지게 됐다. 도민과 함께 순직 소방관의 희생을 기억하겠다며 뜻을 모은 지 불과 1년 만에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야외 광장을 가득 메웠던 추모의 물결은 소방본부 강당 안으로 사실상 축소됐다. 소방은 유가족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라도 추모식을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경기도와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재난본부는 오는 24일 본부 대강당에서 ‘제2회 경기도 119메모리얼데이’를 연다. 이번 추모식 참석 인원은 순직 소방관 8개 가족을 비롯해 소방 관계자 등 60여 명에 그칠 예정이다. 수천 명의 도민이 한데 모여 순직자의 넋을 기렸던 지난해 첫 행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축소된 규모다.

지난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청사 일대에서 열린 첫 추모의 자리에는 순직 소방관 12가족, 34명을 포함해 소방공무원과 도민 등 55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자리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민이 일상 속에서 순직 소방관의 헌신과 넋을 기리는 연대의 장이었다. 현장에 설치된 ‘메시지월’에는 동료 소방관들과 도민들이 퍼즐 모양 스티커에 “국가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써 붙이며 고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오후 1시 본부 장헌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순직 소방관 유가족들과 소방본부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해태공원에서 해병대 의장대의 조총 발사와 함께 헌화식이 엄수됐다.

그러나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관련 사업비 1억원이 삭감되면서, 2회째를 맞은 올해는 결국 강당 축소 개최로 굳어졌다. 소방본부는 자체 운영 경비 약 750만원을 들여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추미애 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 지원 구조를 두고 “재정 빨대”라고 언급하면서 소방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자리마저 초라하게 열리게 되자 소방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예산 삭감으로 자체 경비를 활용해 강당에서 최소 규모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도는 재정난 속 민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었으며, 대규모 인력 동원과 외주 용역 중심의 행사를 걷어내고 순직자 예우라는 본질에 집중하려는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정 위기 상황에서 3개월분 미편성된 민생 필수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 조정 전 사업계획에 따르면, 1억원을 들여서 2500명의 소방공무원을 참여케하고(경기도 소방공무원의 20% 이상), 30대의 소방차로 카퍼레이드를 하는 사업, 금화도감(조선시대 소방 관서) 600주년 기념 사업, 외주용역으로 7000만원을 쓰는 사업이었다”며 “과연 이렇게 해야만 소방관들의 헌신을 기리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10.24일 소방 메모리얼데이는 기념일 취지와 무관한 행사성 사업을 최소화하고, 메모리얼 데이의 정신에 맞게 희생하신 소방관님들의 헌신을 기리고, 유가족을 예우함에 있어서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필요한 예산은 기관의 사무관리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정적 소방재원 마련을 위한 세재개편 및 국비 확보를 통해 국가직인 소방직 처우의 상향평준화와 소방장비 개선을 위해 노력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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