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7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왼쪽)이 방한한 팜민찐 베트남 총리(오른쪽)를 경기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맞이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 관보 갈무리
【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김준석 특파원】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패키징과 후공정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별도 법인을 신설하며 투자 확대에 나섰다. 해외 패키징 공장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러브콜'에 따른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내 4개 법인(타이응우옌·박닌·호찌민·디스플레이)을 운영 중이며 1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 검색 홈페이지에 올라온 삼성전자 베트남 반도체 법인 개요. MAOTHUE 갈무리
삼성전자, 베트남 반도체 법인 신설
25일 베트남 현지 당국과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반도체 법인인 삼성베트남세미컨덕터(SVS)를 지난 13일 설립했다. 베트남 당국은 SVS의 대표를 나기홍 현 베트남삼성전략협력실 실장(부사장)으로 공시했으며, 법인 주소는 타이응우옌성 옌빈산업단지로 기재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베트남 프로젝트는 약 40억달러(약 5조9728억원) 규모로, 초기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향후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최대 4000명까지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SVS는 반도체 패키징을 비롯해 후공정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유일한 해외 패키징 라인을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은 D램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달리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적어 해외 진출의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 연합뉴스
'첨단기술 육성' 내세운 베트남 정부, 삼성 반도체 투자 유치에 공들여
이번 삼성전자의 SVS 법인 신설을 두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에 나선 베트남 정부 기조에 발맞춘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하이테크법을 비롯해 모든 외국인 투자자가 아닌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투자에 선별적인 인센티브를 진행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베트남 정부의 러브콜은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이어진 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4년 7월에 방한한 팜민찐 총리는 이재용 회장과 만나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찐 총리는 당시 면담에서 "베트남은 투자 환경의 안정성, 경쟁력 등을 보장하기 위한 투자자 지원 기금 설립, 관리·사용에 관한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첨단 기술, 반도체 칩, AI, 연구개발(R&D) 센터 등의 투자를 유치 또는 장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찐 총리는 이 회장과의 회동 이후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평택캠퍼스)을 방문해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 박학규 사업지원실장(당시 최고재무책임자) 등과 회동하며 반도체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지난 1월 베트남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오른쪽)와 하노이 한 음식점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강국' 목표 내세운 베트남
이번 투자는 베트남이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OSAT) 분야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암코는 북닌성에 16억달러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하나마이크론은 약 9억3000만달러 규모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 역시 호찌민시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망에 따르면 베트남의 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ATP) 시장 점유율은 2022년 약 1%에서 2032년 8~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7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지금이 첨단기술 육성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거의 모든 외국계 빅테크들에 반도체 투자를 요청할 정도로 반도체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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