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원 최치원 신인문학상 수상자
걸어가는 동안
<최치원신인문학상 당선작>
내가 보는 것 중에
그들이 가장 느리다
콜리가 튀어 나가고
축구공 하나
산책로를 앞질러 굴러간다
그들은 천천히 걷는다
네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목줄은 느슨하고
햇빛이 옅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공원의
둘레를 따라 걷는다
나의 개는 길 위에
겹겹의 길을 남기고
돌아오면
그들은 아직 산책로에 있다
눈먼 개와
줄을 잡고 가는 사람
걸어가는 동안 꽃이 피고
걸어가는 동안
계절이 앞질러 지나간다
한 발씩 눌러 딛는다
냄새와 바람으로
열리는 길
산책로를 끌고 가는
긴 발걸음이
한 점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남겨진 길을 따라 가장 느린
선 하나
남은 빛 속으로 들어간다
느린 걸음으로 계절을 건너고
,
일상의 틈에서 낯선 세계를 길어 올린 시인이 문단의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
이가원 시인
(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이
「
걸어가는 동안
」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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