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광주 군공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광주 군공항 인근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하기로 하면서 군공항 주변 고도제한과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팹 조성을 위해 군공항 이전이 본격화될 경우 광주송정역세권과 군공항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개발 제한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군사시설·비행안전구역 규모는
27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로 결정된 광주 군공항 부지는 공군 비행장과 탄약고 등을 포함해 약 820만㎡(250만평) 규모다. 부지는 이미 평탄화가 완료돼 있고 KTX 광주송정역과 광주 도심이 가까워 산업단지 조성과 정주 여건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입지로 평가받는다.
관건은 군공항 이전 후에 실제 규제가 얼마나 풀릴 지다. 현재 군공항 주변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이 중첩 지정돼 있어 건축물 높이와 각종 개발행위에 제약을 받고 있다.
광주기지 비행안전구역은 1966년 최초 지정된 이후 현재의 구역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1억6천385만㎡이며, 이 가운데 광주시에 포함된 면적만 1억2천699만㎡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광산구가 5천757만㎡로 가장 넓어 전체의 약 45%를 차지한다. 서구와 북구, 남구도 상당 면적이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돼 있다.
비행안전구역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제1~6구역으로 구분된다. 활주로 양 끝 방향의 제2·3·6구역은 최대 7.62㎞까지 이어지고, 제5구역 역시 반경 약 4.42㎞에 달해 단순히 공항 주변이 아닌 광주 도심 상당 지역이 규제 영향을 받고 있다.
비행안전구역도와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을 종합하면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광주송정역과 맞닿은 송정동·송촌동·장록동 일대다. 이 지역에서는 KTX 광주송정역 투자선도지구를 중심으로 주거·상업·업무·연구 기능을 갖춘 복합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고도제한이 완화될 경우 건축계획의 자유도가 높아지고 사업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군공항 종전부지, 산정지구 공공주택지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부지 개발이 연계될 경우 광주 서남권의 새로운 도시 중심축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송정역세권 성장…"규제 해제·개발은 별개"
다만 전문가들은 군공항 이전이 곧바로 고도제한 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군공항 주변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일부 수변 관련 규제가 함께 적용되고 있어 공식 고시전까지 수혜 단지나 지역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개발 범위와 수혜 지역은 국방부와 국토교통부의 후속 고시 및 도시계획 확정 이후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군공항 이전 이후에도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비행안전구역 조정, 국방부 고시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실제 규제 완화 범위가 확정된다.
고도제한이 완화되더라도 곧바로 고층 아파트 건립이나 재개발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실제 개발을 위해서는 용도지역 변경과 정비구역 지정,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교통영향평가, 기반시설 확충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항집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군공항 이전은 광주 도시공간을 재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고도제한 완화만으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용도지역 변경과 도시계획, 교통·기반시설 확충은 물론,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된 규제도 함께 정비돼야 실질적인 개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공항 이전이 현실화되면 종전부지와 광주송정역세권, 금호타이어 이전부지 등이 연계 개발되면서 광주 서남권의 새로운 성장축이 형성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 특별법 추진 변수…"국가산단 지정이 핵심"
정부가 추진 중인 가칭 ‘메가특구 특별법’도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현재 국가산단 기본계획 수립과 관계부처 협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가산단 지정과 실시설계 등을 거쳐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군공항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투기성 거래는 제한된다. 그러나 실수요 목적의 일반 건축행위까지 막는 것은 아니어서 개발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반도체 기업이 입주하려면 국가산업단지 지정이 우선 이뤄져야 도로와 기반시설 등에 대한 국가 지원이 가능하다"며 "특별법이 제정되면 각종 인허가 절차를 일괄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계획 수립과 국가산단 지정, 실시설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르면 2027~2028년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단 조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송정역세권과 군공항 인접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실제 수혜 범위는 국방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비행안전구역 조정 고시가 나온 뒤에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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