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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뉴(NEW) 희망의시대] 국산 신약 44호의 '허와 실'...올해 허가된 신약은?

지난 8일 국산 신약 44호가 나왔다. 올해 세 번째다. 지난 4월에는 국산 첫 CAR-T 세포치료제(42호)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43호)이 하루 차이로 허가됐다. 번호를 단 약들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뉴(NEW) 희망의시대] 국산 신약 44호의 '허와 실'...올해 허가된 신약은?

[편집자주] 정치·공공 부문부터 우주·반도체·철강·자동차·금융·바이오·게임·유통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정치와 공공 부문 혁신을 추진하고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과 기술 패권에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 우주 산업, K신약 등 미래 먹거리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간한국은 창간 62주년을 맞아 ‘뉴(NEW) 희망의시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성장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주간한국 박하림 기자] 지난 8일 국산 신약 44호가 나왔다. 올해 세 번째다. 지난 4월에는 국산 첫 CAR-T 세포치료제(42호)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43호)이 하루 차이로 허가됐다. 번호를 단 약들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29호 케이캡의 지난해 매출은 1957억원, 21호 아셀렉스는 17억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44호 라티카점안액5%를 “국내에서 개발된 44번째 신약”이라고 발표했다. 본지는 식약처가 지난 4월 공개한 목록을 기준으로 44개 품목을 확인하고 관계 기관과 기업에 질의했다.

의약품안전나라에 없는 7개

44개 중 37개(9월 18일 기준)는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정상’ 품목으로 조회되지만 7개는 조회되지 않는다. 1호 선플라주, 3호 밀리칸주, 7호 슈도박신주, 17호 제피드정, 23호 시벡스트로정, 24호 시벡스트로주, 26호 올리타정이다. 시벡스트로정·주를 제외한 5개 품목은 허가가 취하되거나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보도됐다.

23호와 24호는 국내에 출시된 적이 없다. 동아에스티는 두 품목의 허가를 2020년 6월 자진 취하했다며 “보험약가와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에 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시하지 않아 재심사용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매출 격차 110배

공시와 답변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9호 케이캡(HK이노엔) 1957억원, 15호 카나브 패밀리(보령) 1458억원, 34호 펙수클루(대웅제약) 982억원, 12호 펠루비(대원제약) 517억원, 25호 슈가논(동아에스티) 246억원, 20호 듀비에(종근당) 149억원, 21호 아셀렉스(CG인바이츠) 17억원이다(펙수클루는 대웅제약 계상분).

케이캡과 아셀렉스의 매출 차이는 110배를 넘는다. 아셀렉스 매출은 2023년 18억원에서 2024년 9억원으로 줄었다. CG인바이츠는 2023년 10월 보험약가가 614원에서 470원으로 조정됐고 국내외 판매·공급 실적도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카나브·펠루비 매출은 복합제 등을 합친 제품군 수치다. LG화학은 19호 제미글로 제품군 실적이 약 1590억원이라고 밝혔다. 사업보고서상 슈가논 매출은 2023년 266억원, 2024년 252억원, 지난해 246억원으로 줄었다. 동아에스티는 슈가논·다파프로 제품군 매출이 2023년 330억원에서 지난해 368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펙셀스

주요 제품 표에 없는 신약...번호에 담긴 것들

부광약품은 사업보고서 ‘주요 제품 등의 현황’ 표에 매출 41억원의 구내염증완화제 헥사메딘액까지 적었지만 11호 레보비르는 적지 않았다. 유한양행의 같은 표에도 폐암 치료제인 30호 렉라자는 없다. 두 표에는 ‘기타’ 항목이 따로 있고, 두 회사는 개별 품목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3호와 24호는 주성분과 허가일이 같고 제형만 다르다. 번호는 44개지만 성분 기준으로는 43개다. 동아에스티는 “구체적인 번호 부여 기준이나 당시 행정적 판단 과정은 회사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했다.

치료제가 아닌 품목도 있다. 28호 알자뷰주사액과 43호 프로스타뷰주사액은 알츠하이머병과 전립선암 진단에 쓰는 방사성의약품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35호 스카이코비원멀티주 1000만 회분을 확보해 61만 회분을 도입했다. 접종은 5411건이었다. 다인용 백신이라 사용량은 5만 회분이었고 56만 회분은 2023년과 2024년에 폐기됐다. 39호 배리트락스주는 질병청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한 탄저 백신으로, 질병청에 따르면 생물테러 대응용으로 비축돼 민간 접종 경로가 없다.

41호 엑스코프리정의 성분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해 2019년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국내 허가는 지난해 판권을 가진 동아에스티가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개발 신약 번호 자체가 원개발사나 개발 주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는 2017년 7월 허가 당시 국산 신약 29호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허가 자료에 적힌 세포와 실제 세포가 다르다는 이유로 2019년 허가를 취소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낸 불복 소송은 1심과 2심에서 식약처가 이겼고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식약처 목록에는 인보사케이주가 없다. 허가가 취소된 리아백스주도 목록에 없다. 목록에는 ‘취하 품목 포함’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기관과 기업이 같은 약을 서로 다른 번호로 부르는 사례도 확인됐다. 2018년 7월 케이캡정은 허가 직후 ‘국산 신약 30호’로 보도됐다. 같은 달 알자뷰주사액을 ‘국내 30호 신약’으로 소개한 보도도 있었다. 식약처 목록에서 알자뷰주사액은 28번, 케이캡정은 29번이다. HK이노엔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목록을 안내하며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이후 알자뷰주사액이 29호로 등록됐다고 답했다.

신풍제약이 지난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의 연구개발(R&D) 인력 경력란에는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알플렉스주가 ‘신약 38호’로 적혀 있다.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하이알플렉스주는 2024년 7월 허가된 국내 제조 신약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식약처 국내 개발 신약 목록에는 없고, 목록의 38번은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다. 본지는 기재 근거를 확인하려 신풍제약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조합 목록에는 지난 18일 현재 인보사케이주가 포함돼 46번까지 있다. 조합은 홈페이지에 이 번호가 공식 고유번호가 아닌 허가일 순 정렬 번호라고 설명했다.

올해 허가된 3개 신약

올해 허가된 국산 신약은 지난 4월 29일 42호 림카토주, 4월 30일 43호 프로스타뷰주사액, 이달 8일 44호 라티카점안액5%다. 라티카를 허가받은 아주약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급여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비온은 지난해 12월 전립선암 치료 방사성의약품 ‘177Lu-포큐보타이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43호와 같은 표적을 겨냥한 치료제다.

식약처는 올해 43호와 44호를 허가하며 각각 ‘43번째’, ‘44번째’ 국내 개발 신약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번호를 세는 기준과 목록 관리를 묻는 질의에는 현안 대응을 이유로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하림 기자 rimrock11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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