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세종시 북세종통합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여야가 서로 “우리에게 유리한 신호”라고 해석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투표율이라는 같은 숫자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진영에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표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일 11시 기준 4년 전보다 1.73%p 높아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은 15.38%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각 투표율(13.65%)보다 높은 수치다. 첫날 투표율 역시 11.6%로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표 열기가 예상보다 뜨겁게 달아오르자 정치권은 곧바로 민심 해석 경쟁에 들어갔다.
민주, "지방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 커졌다"
민주당은 높은 투표율 자체가 정권과 지방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면서도 내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사전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선거 유불리를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는 고무적인 결과가 많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젊은층과 도시 유권자의 참여 확대가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힘, "이재명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불만"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와 달리 사전투표가 보편화된 만큼 단순히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다”며 “이재명 정부의 독선과 오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이 투표장에서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결국 같은 투표율을 두고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으로 해석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율만으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선거에서는 사전투표 참여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특정 정당에 유리하다는 기존 공식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지원 유세도 막판 쟁점으로
사전투표 열기와 함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국민의힘 지원 유세도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과 비리의 기억을 국민이 잊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선거판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탄핵과 국정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성훈 공보단장은 “두 전직 대통령은 여전히 보수 진영의 상징적 존재”라며 “투표를 망설이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참여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한 지역 일꾼 선출을 넘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시험대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이 어느 쪽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본투표가 마무리되는 6월 3일 밤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여야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신호라고 주장하는 만큼, 결국 높은 투표율의 진짜 의미는 개표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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