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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협계열은 어플만 5종…구호만 요란한 시중은행 '슈퍼앱'

카카오뱅크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발부터 달랐다. 토스는 뱅킹·증권·보험을 단일 앱 하나로 묶어 2025년 금융 앱 고객경험 평가에서 72.8점으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카카오뱅크...

농협계열은 어플만 5종…구호만 요란한 시중은행 '슈퍼앱'

(AI 생성 이미지)

국내 5대 시중은행이 각각 운영 중인 앱 수가 뱅킹·결제·기업·해외 등 용도별로 최소 3종, 최대 5종에 달하고 있다. 주거래 은행을 두세 곳 두는 고객이라면 금융 앱만 열 개 넘게 깔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적 딜레마, 규제 장벽으로 앱 통합 작업은 수년째 더디게 진행되며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 시중은행들 앱 통합 ‘추세’ 속 큰 움직임 없는 NH농협

7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가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한때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앱 운영 수는 14개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최대 19개로 정점을 찍었고, 신한·하나은행도 각각 14개를 운영했다. 업계 안팎에서 지적이 잇따르자 각 은행이 정비에 나섰지만, 기능별로 쪼개진 구조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앞서 모바일뱅킹 초창기 당시 은행들은 고객군·기능별로 앱을 나누는 '언번들링(unbundling)' 전략을 택했다. 개인·기업·간편결제·해외·특화 서비스마다 별도 앱을 내놓으면서 숫자가 빠르게 불어났고, 이후 통합을 시도할 때도 기존 앱을 걷어내기보다 새 앱을 얹는 방식이 되풀이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특화 고객군용 앱을 없애면 그 이용자 불편이 크다"며 신구 병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5대 은행 가운데 통합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스타뱅킹 중심으로 개인 뱅킹 기능을 단일 앱에 집약하며 한때 19개에 이르렀던 앱 수를 줄였다. 신한은행은 슈퍼SOL로 증권·카드·라이프 서비스를 묶었으나, 기업 전용 앱과 해외 서비스 앱은 별도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우리WON뱅킹)과 하나은행(하나원큐)도 개인 뱅킹은 한 앱으로 통합하는 추세이긴 하나, 계열사 연계 서비스는 여전히 다른 앱을 경유해야 한다.

농협은 태생적 특성상 앱 수가 5개나 된다. NH올원뱅크, NH스마트뱅킹, NH콕뱅크, NH페이, NH기업뱅킹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농협은행(제1금융권)과 농·축협 상호금융(제2금융권)이 별개 법인이 까닭에 각각의 전용 앱이 필요하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NH스마트뱅킹은 두 금융권을 모두 쓸 수 있는 구형 통합 앱인데 아직 서비스가 살아 있고, NH콕뱅크는 농·축협 전용으로 영농 정보와 농산물 쇼핑 기능이 얹혀 있다. 앱스토어 리뷰에는 "올원뱅크인데 다른 앱들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앱 이용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속출하고 있다.

불편은 설치 개수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거래 앱을 업데이트하면 계열 앱 로그인이 풀리거나, 공인인증을 앱마다 따로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화면 이동 한 번으로 끝날 기능을 앱을 다시 깔아야 쓸 수 있다면 고객은 그냥 떠난다"고 밝혔다.

◆ 해외는 이미 단일 앱 ‘추세’인데…韓은 관련 규제 완화 논의 ‘지지부진’

이 때문에 20·30대 신규 고객들의 주거래 이탈이 토스·카카오뱅크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발부터 달랐다. 토스는 뱅킹·증권·보험을 단일 앱 하나로 묶어 2025년 금융 앱 고객경험 평가에서 72.8점으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카카오뱅크가 71.3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시중은행 앱들은 67점대에 몰렸다.

시중은행들은 기술적 딜레마도 안고 있다. 흩어진 기능을 한 앱에 전부 담으면 용량이 커져 구동 속도가 느려진다. 이런 이유로 슈퍼앱으로 전환한 뒤 로딩 지연이 새 민원 중 하나로 떠오른 은행도 있다.

여기에 더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규제 장벽이 자리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열사끼리 영업 목적의 고객정보 공유가 막혀 있는 한 진짜 단일 앱은 구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3년 전인 2023년 3월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금융당국에 계열사 간 정보 공유 허용을 공식 요청했고 당국도 긍정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제도 변화는 2년이 지나도록 더딘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앱 숫자를 줄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규제 개선 없이 통합 앱을 내놓아봤자 이름만 달라질 뿐이라는 것을 금융당국도, 은행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는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싱가포르 DBS는 개인·기업·자산관리를 'digibank' 하나로 통합해 아시아 디지털뱅킹의 기준점으로 부상했다. 영국 바클레이즈는 지주 계열 서비스를 앱 내 탭 구조로 묶어 별도 설치 없이 전환되도록 한다. 두 은행 모두 계열사 간 고객 데이터를 단일 식별 체계로 연결한 조치가 먼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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