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삼남농협 조합장
2026년은 농협(農協)에 아주 특별한 한 해다. 1961년 창립 이후 65주년을 맞은데다 농협중앙회 사업 구조개편을 위한 '농협법' 개정(2011년)이 이뤄진지 15년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1972년 설립된 울산 삼남농협으로선 창립 54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농협은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식량증산운동과 새마을 운동에 앞장서며 암울했던 보릿고개 극복에 힘을 보태고, 악성 고리채를 끊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말하자면, 농협은 우리 농업의 발전을 위해 크고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역경제와 지역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소득은 20년째 1,0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이상기후에 따른 재해도 상시화되고 있다. 농촌 현장에는 고령화와 인력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업후계인력 및 청년농 육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짐정이다. 특히 올해는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농민들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면세유 가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필자가 속한 울산 삼남농협은 농가에 대한 특별 대출이라는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으로 진정한 위기 극복의 버팀목이 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지원의 속도가 가장 큰 가치였다. 신속한 투입은 단기간에 농가 현장의 불안을 잠재웠고, 당장의 영농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농에 부담을 덜어 현장에서 곧바로 체감되는 도움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농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심천심(農心天心)운동', 즉 농업인의 마음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구호와 '아침밥 먹기 캠페인'은 농업인의 한 사람으로 대단한 자긍심을 갖게 한다. 사실, 농업·농촌은 단순한 식량을 생산하는 창고 역할뿐만 아니라 공익적 기능이 대단히 많다. 논·밭·숲·마을의 풍경 등은 농촌경관 유지와 관광과 치유·힐링 자원으로 활용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농업·농촌 생활을 통한 농촌 사회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보전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 농촌의 활력을 높여 공동체 유지 발전도 도모한다.
무엇보다 농촌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번도 제대로 활용한 적이 없는 지역 자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언젠가는 K-농업, K-농촌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 것임을 확신한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나는 자연인이다' '삼시세끼' '리틀 포레스트' 같은 농촌 예능이나 시골 라이프 콘텐츠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바로 우리 안에 있는 '농협과 농촌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 때문 아닐까.
농업·농촌은 비효율적이고 덜 발전된 것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식량안보·환경·지역균형 등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크다. 그래서 '가치의 역설'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은 물과 다이아몬드처럼 사용 가치(필요성·쓸모)와 교환가치(시장 가격)가 비례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애덤 스미스라는 학자가 제기한 것으로 물은 사용 가치가 크지만 교환 가치는 작은 반면 다이아몬드는 사용 가치가 작지만 교환 가치가 크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농업·농촌의 가치가 재정립 되길 바라며, 삼남농협은 모든 농업인들이 편리하고, 안심하며 농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농업인 실익증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농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농업인들 또한 국민을 위해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언제나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농협 창립 65주년을 맞아, 삼남농협 창립 54주년을 기념하며 그동안 지역농민과 주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결실을 모두에게 되돌려,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김철호 울산 삼남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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