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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조리스크 발목잡힌 현대차, 영업익 감소 '곤혹'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노조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올해 임금 협상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오전·오후조 조합원들은 각각 ‘주간 2시간, 야간 2시간’씩 일찍 작업을 멈추고 퇴근했다.

노조리스크 발목잡힌 현대차, 영업익 감소 '곤혹'

[주간한국 박현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노조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올해 임금 협상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오전·오후조 조합원들은 각각 ‘주간 2시간, 야간 2시간’씩 일찍 작업을 멈추고 퇴근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시간당 187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번 사흘간 부분 파업으로 총 12시간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자동차 5000여 대 규모에 2244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 노조 리스크는 비단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1987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40여 년간 반복적으로 파업이 벌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노조의 16시간 부분 파업으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현대차 노조가 파업하고 곧 사측과 타결하는 모습은 마치 연례 행사처럼 익숙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선 올해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경고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중국 브랜드의 성장과 독일 브랜드의 몰락 등 숨 막히는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올해가 현대차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마주 앉은 현대차 노사 대표. 사진=현대차

◇위기의 현대차, 글로벌 악재에 노조 리스크까지

최근 현대차 분위기는 침체된 상태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부담과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년 대비 19.5% 급감한 11조 46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86조 254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뼈아팠다. 여파는 올 1분기로 이어졌다. 미국 관세 장벽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0.8% 감소한 2조 5147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도 그리 밝지 않다. 업계에선 올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올해, 중국 브랜드의 매서운 추격에 전사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이다. 실제 중국산 자동차는 현대차의 안방인 국내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한 BYD는 국내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출시 첫해 수입차 판매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도 기세가 무섭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의 올 상반기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 1675대로 집계됐고, 지난달에만 4652대가 팔렸다.

특히 BYD는 올해 순수 전기차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출시, 현대차 효자 모델이 대거 자리한 하이브리드 시장을 위협 중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근 현대차가 저조한 수익성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었다. 현대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인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그동안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쌓아온 기술 경쟁력으로 거센 중국 브랜드 공세를 방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밖에도 올해는 글로벌 판매량 2위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경영난에 구조조정과 일부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등 자동차업계의 질서가 재편되는 분위기다. 현재 글로벌 판매량 3위인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을 제치고 2위 자리로 올라갈 기회가 생긴 것. 이에 업계에선 중요한 시기에 들어선 현대차가 노조 리스크라는 내부 문제에 발목잡혀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등 신흥 세력의 성장과 전통 강자의 몰락이 진행되는 지금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현대차를 대표해 한국 자동차 산업이 극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노사 상생을 기반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현대차

◇현대차 국내 공장, 노사 협력으로 생산성 높여야

현대차 울산공장은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다. 울산공장은 축구장 670배(500만㎡) 규모로 5개 생산 공장에서 하루 평균 6000대, 연간 최대 152만대를 만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공장 생산성 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 공장의 1인당 생산량은 40~50대 수준이다. 이는 미국, 인도, 체코 등 해외 공장의 1인당 생산량 60~115대보다 부족한 수치다. 경쟁 브랜드인 도요타는 약 7만 3000명의 일본 내 인력으로 연간 약 330만대를 생산한다. 반면 현대차는 국내에서 약 7만 5000명의 인력으로 연간 약 180만~190만대 생산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는 생산성을 보완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로봇 도입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조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올해 현대차 노사 간 임급 협상의 주요 쟁점은 ‘완전월급제’ 도입과 ‘성과급’ 확대다. 완전월급제는 근로 시간 변동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노조는 사측이 로봇을 공장에 배치할 경우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서 각종 수당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 완전월급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2012년 생산직 임금체계를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했지만, 이번에 잔업·특근 수당 등도 포함해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노조는 로봇 도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 조건 보장에 대한 내용도 요구안에 담았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가 당장의 이익보다 사측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는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역시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최근 성과급 지급 규모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삼성전자와 유사하게 받기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 “변동성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반도체 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차이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자동차 산업은 경쟁 브랜드에서 차종 하나 출시하는 것으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대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수익금이 발생했다고 바로 나눠 먹기 식으로 소진하는 것이 아닌, 연구개발(R&D)에 더 투자하고 미래 대비를 가속해야 하는 곳이 자동차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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