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가 2026년 5월 23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 조 변호사는 “일베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봉하마을 기념관에 들어와서 곳곳에서 일베 티셔츠를 입은채로 상징 손가락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고 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비하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지난 6일 ‘의결보류’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방미심위에 제기된 노 전 대통령 관련 민원은 총 11건. 노 전 대통령 얼굴을 나체와 합성하거나 변기에 내려보내는 등 조롱·폄하가 담긴 게시물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이다. 노래 가사에 “운지”, “부엉이바위” 등을 넣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하거나 권양숙 전 여사를 성희롱하는 게시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정보 혹은 불법정보, 나눠 의결하는 방미심위
방미심위가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에서 심의하는 정보는 크게 두 가지다. 도박, 성매매 등 불법성이 뚜렷한 정보는 ‘불법정보’, 불법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해악이 큰 정보는 ‘유해정보’로 분류한 뒤 심의를 통해 차단 및 삭제 의결을 한다.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여성혐오, 전라도 비하 등의 차별·비하 정보는 통상 ‘유해정보’로 심의해왔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조롱·비하 게시물을 유해정보가 아닌 ‘불법정보’로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7월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라 온라인상의 차별·혐오표현이 불법정보가 됐기 때문이다. 개정 망법은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한다.
방미심위에서 개정 망법을 적용해 차별·혐오표현을 ‘불법정보’로 심의한 사례는 아직 없다. 차별·비하 정보를 통상 ‘유해정보’로 심의해왔던 터라 개정 망법 이후 이를 ‘불법정보’로 심의해야 할지, ‘유해정보’로 심의해야 할지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
노무현 조롱 ‘불법정보’로 심의? 사실상 불가능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폄하 게시물을 불법으로 규정하려면 해당 정보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따져야 한다. 단순히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심의할 수는 없다. 개정 망법에 차별 사유 기준이 구체적으로 적시됐기 때문이다. 일베 등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으로 반대되는 진영의 대통령이었다는 노 전 대통령의 ‘사회적 신분’이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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