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성장 프리미엄 약해진 네카오…AI 수익화가 새 과제로
최수연(왼쪽) 네이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광고와 커머스 등 기존 플랫폼 사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났다. 네이버 역시 1분기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영업이익은 7.2% 증가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실적 발표 이후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지 못했고, 2021년 플랫폼주 고점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네이버 주가는 2021년 46만원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20만원 안팎 수준이고, 카카오 역시 17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최근에는 4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플랫폼 시대 지나고 AI 시대 왔는데...빅테크와의 기술경쟁 역부족
업계에서는 양사의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으로 플랫폼 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기존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AI 시대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다보니 주가 역시 단순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던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다. 당시 비대면 소비와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면서 메신저·웹툰·커머스·콘텐츠 플랫폼이 일상 전반을 지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시장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에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하지만 팬데믹 국면이 종료되고 비대면 플랫폼 성장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시장의 평가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국내 플랫폼 생태계 장악력만으로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단순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성장 기업’ 관점에서 평가받기 시작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모델과 인프라 경쟁력 측면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아직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GPU 투자 규모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글로벌 사용자 기반 등에서 체급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초거대 AI 모델 경쟁 자체보다는 기존 플랫폼 서비스와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검색·쇼핑·광고 전반에 AI 기능을 접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AI 플랫폼과 에이전트 커머스를 추진하며 대화·검색·쇼핑·예약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결국 AI 자체 경쟁보다는 기존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 체류시간과 광고 효율, 커머스 전환율을 높여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AI 투자 전쟁 속 커지는 수익성 압박
문제는 AI 투자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반면,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구축, 모델 운영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AI가 실제로 얼마나 돈을 벌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1분기 AI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19.1%에서 16.7%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GPU와 컴퓨팅 자산 확보 비용,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AI 광고와 검색 고도화 효과가 일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는 있지만, 투자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글로벌 AI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픈AI 역시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와 GPU 운영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내부적으로 “매출 성장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으면 향후 AI 데이터센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했다.
AI 경쟁이 결국 막대한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번지면서, 시장 역시 단순히 AI 적용 여부보다는 AI가 언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더욱 냉정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플랫폼 지배력과 이용자 수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AI 시대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가 최중요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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