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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냉면 한 그릇 값으로 세 끼…뜨거워진 '여름면 경쟁'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식품업계가 '여름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2000원을 넘어서는 등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면·비빔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냉면' 평균 가격 1만2600원대

간편식 '여름면' 제품 다변화로 수요 증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식품업계가 '여름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2000원을 넘어서는 등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면·비빔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냉면과 비빔면을 넘어 메밀면, 쫄면, 밀면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면 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20년 485억원에서 2023년 510억원, 지난해 6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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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한 그릇 1만2615원, 간편식은 4000원 안팎

냉면 간편식 시장은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오프라인 유통 기준) 자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시장 점유율은 44.5%, 풀무원은 35.5%다. CJ제일제당은 14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물냉면과 평양냉면, 비빔냉면 등 전통적인 제품 중심이던 시장은 최근 메밀면, 쫄면, 소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여름면 시장도 세분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2003년 '동치미물냉면'과 '함흥비빔냉면'을 처음 선보인 이후 2012년 평양냉면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대표 제품인 동치미물냉면은 출시 이후 4만t 이상 판매됐으며 누적 판매량은 2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양물냉면', '함흥비빔냉면', '생쫄면', '가쓰오메밀소바' 등 4개 제품을 리뉴얼했다.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 구현에 초점을 맞춘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른 무더위 영향으로 판매도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부터 여름면 제품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동치미냉면육수', '함흥비빔냉면소스', '전통냉면사리' 등을 별도 판매하며 소비자들이 취향에 맞게 냉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풀무원은 초고압 제면 기술을 적용한 평양냉면과 동치미냉면, 함흥비빔냉면을 앞세우고 있다. 대표 제품인 물냉면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만개(1인분 기준) 이상 판매됐으며, 비빔냉면도 같은 기간 300만개 이상 팔렸다. 초고압 제면 기술은 면 조직을 치밀하게 만들어 조리 후에도 쉽게 불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면발의 쫄깃한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육수에 전분이 쉽게 풀리지 않아 육수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편식 냉면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1만2615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중에 판매되는 간편식 냉면은 2인분 기준 6500~8000원 수준이다. 1인분으로 환산하면 3250~4000원으로 외식 냉면보다 약 70%(9000원)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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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독주 속 추격전, 제품 다변화에 초점

비빔면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기준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팔도가 5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농심(25%), 오뚜기(15%)가 뒤를 잇고 있다.

40년 넘게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팔도비빔면은 올해까지 누적 판매량 20억4000만개를 기록했다. 팔도는 기존 제품 외에도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1.2', '팔도비빔면 더 블루' 등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한 '더 블루'는 기존 제품보다 두꺼운 중면을 적용해 면발의 쫄깃한 식감을 강화했다. 마케팅 전략도 달라졌다. 그동안 연예인 모델 중심이었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는 KBO와 협업한 한정 패키지를 선보이며 야구팬을 공략했다.

농심은 2021년 '배홍동'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배홍동은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2억2000만봉을 기록했다. 여름철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절기 기준 매출은 2023년 109억원에서 2024년 112억원, 지난해 178억원으로 증가했다. 농심은 지난 3월 '배홍동 막국수'를 새롭게 출시했다.

메밀 풍미를 살린 면과 홍고추·동치미를 활용한 특제 비빔장을 적용한 제품으로,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배홍동 브랜드는 비빔면을 시작으로 배홍동쫄쫄면(2023년), 배홍동칼빔면(2025년), 배홍동막국수(2026년)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브랜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마케팅도 공격적이다. 농심은 방송인 유재석을 6년 연속 배홍동 모델로 기용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성수동에서 모델 30명이 배홍동 디자인 슈트를 입고 거리를 걷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협업해 배홍동을 활용한 코스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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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진비빔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출시 이후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은 약 1억9000만개다. 특히 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6~8월 출고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약 770만개였던 하절기 출고량은 2024년과 지난해 각각 약 900만개 수준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지난 3월 부산 지역 향토 음식인 밀면을 간편식으로 구현한 '진밀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650만개를 돌파했다. 부산을 비롯해 울산·경남 등 영남권 소비자들 사이에서 현지 맛을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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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더운 날씨가 예보돼 여름면 매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예년보다 기온 상승 시기가 빨라지면서 현재까지도 냉면과 비빔면 판매가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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