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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내 일자리는 없다"… 경력직 채용·AI에 그냥 쉰 청년 68만명 달해

그러나 인공지능(AI) 확산과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기조로 청년 고용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특별한 사유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 '쉬었음' 인구가 70만명에...

"내 일자리는 없다"… 경력직 채용·AI에 그냥 쉰 청년 68만명 달해

2030 취업 줄고 실업 늘어

10년간 청년 200만명 감소

그냥 쉰 청년, 30만명 증가

정부 예산 1.9조 반영했지만

AI에 신입 채용 공고 45%↓

경력직 선호 기조에 난항 전망

핵심요약

◆늘어나는 쉬었음 청년

최근 10년간 15~39세 인구는 1698만 7000명에서 2025년 1482만 3000명으로 약 200만명 줄어든 반면 ‘쉬었음’ 인구는 44만 7000명에서 73만 7000명으로 30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에도 취업 어려워

정부는 청년 쉬었음 인구 증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약 1조 9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고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확산과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기조로 청년 고용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특별한 사유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 ‘쉬었음’ 인구가 70만명에 근접하면서 점차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청년 쉬었음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창업 지원에 약 9000억원, 직업 훈련과 일경험 등 청년 뉴딜 프로그램에 약 1조원의 예산을 반영하는 등 고용 대책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문, 과학,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인력이 AI로 대체되고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대신 수시, 경력직 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하면서 청년 고용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한 경쟁 완화와 기술 교육 강화를 통해 청년층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냥 쉰 20·30대, 70만명 근접

국가데이터처 ‘2026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79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0만 6000명(0.7%)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9.7%로 1년 전보다 0.4%p 상승했다.

이 중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 7000명 줄어든 342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4세 취업자가 11만 4000명가량 줄었고 25~29세 취업자도 5만 3000명가량 줄었다.

청년층 고용이 불안한 모습은 실업률에서도 드러났다. 15~29세 실업자는 2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명 줄었지만 실업률은 0.1% 늘었다.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47.1%로 전년 동월보다 1.0%p 감소했다. 20~2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2.6% 줄어 20대 전체 경제활동참가율(-0.8%)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30대도 고용이 불안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3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 2000명 늘어난 561만 7000명이었다. 그러나 30대 실업자는 2만 5000명 늘었고 실업률도 15% 증가했다.

20·30대 고용 불안이 지속되면서 해당 연령대 쉬었음 인구는 70만명에 근접했다.

2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0만 2000명, 30대 쉬었음 인구는 27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68만명에 달하는 청년층이 육아, 가사, 학업, 질병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의미다.

◆청년 인구 줄어도 ‘쉬었음’은 늘어

문제는 현재의 고용 통계가 ‘일을 하느냐, 아니냐’의 기준으로 집계된다는 점이다. 지난 한 주간 편의점에서 1시간 일해도, 플랫폼 배달원으로 일해도 통계상으론 취업자로 분류된다.

반면 일할 의사가 있어도 최근 한 달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현재 문제가 되는 쉬었음 인구 역시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한다.

비경제활동인구에 분류되면 실업률에 집계되지 않으며 이들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어도 해당 통계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10년간 15~39세 청년 인구는 빠르게 줄어든 반면 쉬었음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5~39세 청년 인구는 1698만 7000명에서 2025년 1482만 300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5~39세 쉬었음 인구는 44만 7000명에서 73만 7000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는 문제가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 정부는 예산 지원을 통해 해소하려 하고 있다.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창업과 일자리 지원을 위한 예산 1조 9000억원을 반영했다.

정부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K-뉴딜 아카데미’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해당 사업은 청년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 주도로 청년이 선호하는 직업 능력을 개발하고 직장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대상을 현재 2년 내 취업경험자에서 구직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로 확대하고 청년 도전·일경험도 지원할 예정이다. 첨단산업 분야 직업 훈련 지원을 위해 내일배움카드 지급 인원을 늘리고 청년 고용 소상공인들에게 정책자금을 2배 추가해 지급하기로도 했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도 비수도권 소재 중견기업 근무자까지 확대해 지역 내 청년 근속을 유도할 계획이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기업의 청년고용 확대를 지원하고 취업애로 청년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다. 정책에 따라 장려금 지원 대상은 5만명에서 6만 500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창업 경진대회를 열고, 이에 참여한 창업가의 사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전용 펀드와 저금리 대출 예산에 각각 300억원과 2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청년 창업기업이 개발한 AX(인공지능 전환) 솔루션을 선도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바우처’도 신설했다.

◆예산 투입에도 고용 한파 이어질 듯

문제는 이 같은 예산 투입에도 청년층 고용 한파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AI 확산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대기업·중견기업 신입 채용 공고는 45% 급감했다.

채용 플랫폼 캐치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신입 채용 공고 수는 7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438건) 대비 45% 감소한 규모다.

산업별로 교육·출판에서 90% 줄어 가장 컸고 IT·통신(-73%), 판매·유통(-69%), 서비스(-58%), 미디어·문화(-51%), 은행·금융(-50%), 제조·생산(-23%), 건설·토목(-3%)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에서 AI 전환(AX)이 빠르게 확산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로 저연차가 맡는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대체하게 되면서 20~30대 주니어급 연차의 채용 감소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실무 경험을 갖춘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신입 채용 문턱이 높아졌고 그 결과 청년층의 고용 부진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고 쉬었음 인구가 양질의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선순환 고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결국은 좋은 일자리가 답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체 노동시장 가운데 양질의 1차 시장(대기업 상용근로자+고용주) 종사자 비중은 전체의 15.9%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84.1%는 취약한 일자리가 포함된 2차 시장(중소기업 상용근로자+임시근로자+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일용근로자)으로 분류됐다.

두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는 확연했다.  1차 노동시장의 평균 급여는 2차 노동시장의 약 1.7배 수준이었고 평균 근속연수 또한 2배가량 차이 났다. 근로복지, 교육·훈련 경험, 노동조합 가입률 등 기타 근로 여건 또한 2차 노동시장이 더욱 열악했다.

현대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의 격차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연구원은 “2차 노동시장의 근로 여건을 향상시켜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모델을 확산시키고 원·하청 간 불공정 거래를 시정하는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대연구원은 “로봇, AI, 신재생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를 합리화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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