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 일보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한국
다가올 미래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생생한 시니어 시장 인사이트
소비의 주역은 60대(우메즈 유키에 지음/신현암 옮김/세이코리아/288쪽/2만 3000원)
머릿속에 떠오르는 60대는 어떤 이미지인가. '은퇴 준비', '체념 모드', '보수적', '절약 지향' 같은 선입견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했던 시니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소비 시장의 중심에는 황금 지갑을 쥔 60대가 있다.
기업들은 이제 시니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홈쇼핑 회사는 5060 'A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취향을 반영해 상품을 기획하고, 새치 케어 브랜드는 시니어 모델 대회를 열어 소비층을 확보했다. 건강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시니어를 전면에 세워 브랜드 메시지를 강화한 셈이다. 저출산으로 시장이 급격히 좁아진 식품 업계 역시 '케어푸드'에서 활로를 찾고 시니어 맞춤형 제품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2024년 12월 23일,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7년 4개월 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가 된 일본이 11년 걸린 것을 생각하면 급격한 변화다.
시니어 층의 소비라고 하면 흔히 병원비,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이러한 통념이 뒤집힌다. 실제로 '일본 60대 여성의 1년 지출 순위'에서 1위는 손주에게 쓰는 돈, 2위는 열정적 팬덤 활동인 '덕질' 비용이었다. 의약품과 의료용품은 '덕질' 지출의 20% 수준에 그쳤다. 이런 소비가 가능한 것은 지금의 60대는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이 풍요로운 시대를 살았고, 명품과 100엔숍을 모두 경험하며 안목을 키운 '신인류 시니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을 노인이라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비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60대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책은 5장에 걸쳐 60대 소비층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1장에서는 어디에 돈을 쓰는지 추적하고, 2장에서는 어떻게 소구할 것인지 짚어본다. 3장은 디지털로 진화한 신인류 시니어에 초점을 맞춰, '인스타 그랜마', '앱테크 시니어' 등 트렌드를 조명하며 디지털 전략을 파헤친다. 4장과 5장은 소비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60대를 다루는데, 덕질·여행·e스포츠로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는 모습과 투자에 적극적이고 정년 이후에도 자신을 활용하는 경제 추제로서의 60대를 조명한다. 누구보다 현명한 소비자이자, 적극적인 투자자이며, 지금도 의욕 넘치는 노동자이기도 한 60대가 왜 시장의 주역인지 밀도 있게 그려낸다.
이 책의 매력은 실제 사례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약 3000장의 독자 엽서를 꼼꼼히 살피고, 매년 900여 명의 시니어를 인터뷰하면서 인사이트를 키웠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 100세 시대 소비 시장의 중심에는 황금 지갑을 쥔 60대가 있다. 이들은 한국 소비 시장에 마지막 남은 거대한 블루오션이다. '소비의 주역은 60대'는 식품·뷰티·유통·금융 등 시니어를 고객으로 하는 기업에게 새로운 상품과 메시지 설계의 실전 지침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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