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나프타 쇼크 정면 돌파 '3차 긴급 진단 및 국가 전략' 제언

둘째, AI 기반 지능형 자원 선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원료 순도를 높여 공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국 선별장에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셋째, 국민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나프타 쇼크 정면 돌파 '3차 긴급 진단 및 국가 전략' 제언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27일 3차 긴급 진단 보고서를 통해 ‘나프타 쇼크’ 정면 돌파를 위한 국가 전략으로 ‘순환형 에너지 안보(Circular Energy Security)’를 공식 제안했다. 사진 = 협

(사)에너지안보환경협회(회장 이웅혁 건국대 교수, 이하 협회)는 27일 3차 긴급 진단 보고서를 발표하고, ‘나프타 쇼크’ 정면 돌파를 위한 국가 전략으로 ‘순환형 에너지 안보(Circular Energy Security)’를 공식 제시하며 정부와 국민의 즉각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협회는 중동 전쟁이 25일 차에 접어들며 위기의 성격이 단순한 수급 불안을 넘어 국가 산업 체계를 뒷받침하는 산업 원료망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16일 에너지 수급 안정에 초점을 맞춘 2차 진단에 이어, 이번 3차 진단에서는 산업 원료망의 장기적 복원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 유가보다 무서운 ‘나프타 공백’… 산업이 멈춘다

최근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리터당 210원 인상하는 ‘2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를 통해 시장 충격 완화에 나섰으나, 협회는 기름값 2천 원이라는 유가 급등보다 더 심각한 본질적 위기로 ‘산업의 쌀’인 나프타(Naphtha) 공급망의 마비를 지목했다.

나프타는 비축이 어렵고 정유 공정에서 실시간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산업의 혈액’과 같아, 공급망의 미세한 균열만으로도 석유화학 산업 가동률이 급락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프타 수출 전면 금지 및 내수 전환 조치를 단행한 것은 이러한 공백이 플라스틱, 섬유, 반도체 제조를 넘어 수술용 도구와 항암제 용기 등 필수 의료 시스템까지 멈출 수 있다는 실존적 공포를 반영한 것이다.

금융위가 신용장(LC) 확대를 긴급 지시할 만큼 현장의 원료 수급 상황은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 “외부 의존 구조로는 못 버틴다”… 해법은 내부에 있다

이웅혁 회장은 “수입 나프타의 82.8%가 중동에 편중된 현재의 구조는 지정학적 변수에 국가 산업의 운명을 맡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내수 전환 조치는 단기적인 수급 조절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외부 충격이 상시화된 시대에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결국 해법은 우리 내부의 자원 복원력(Resilience)을 키우는 데 있다는 것이 협회의 시각이다. 이 회장은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던 나프타의 일정 부분을 국내 폐기물 자원화로 대체하는 ‘자원 순환망(Closed-Loop)’ 구축을 국가 안보 차원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버리는 플라스틱이 원유’… 도시가 곧 유전이다

이웅혁 회장은 나프타를 더 이상 수입 자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내부에서 재생산 가능한 ‘순환 전략 자원’으로 재정의할 것을 제안했다.

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 약 15,000톤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등 화학적 재자원화 공정을 거칠 경우 약 75,000배럴 규모의 대체 원유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는 하루 원유 수입량의 약 3% 수준으로, 단순 환산 시 20리터 종량제 봉투 약 6억 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즉, 현재 폐기되고 있는 자원을 체계적으로 회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나프타 수급 불안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협회는 이를 ‘애국적 채굴’로 개념화하며, 폐플라스틱 재자원화를 국가 차원의 자원 확보 전략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폐플라스틱 수거 국민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인 것이다.

즉, 종량제 봉투를 사재기하여 불안을 키우기보다, 그 안에 들어갈 플라스틱을 깨끗하게 씻어 배출함으로써 국민 스스로가 '에너지 전사'가 되어 직접 석유를 캐내는 '내 집 앞 유전 만들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 단계에 진입한 열분해 공정을 통해 고품질 재생 나프타를 생산하고 이를 기존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할 경우, 외부 공급망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륙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는 시민들의 정교한 분리배출이 산업 현장의 원료 확보로 직결되어 에너지 자립도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 규제 풀고, 선별하고, 연결하라… 4대 실행 로드맵

협회는 순환형 공급 체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4대 핵심 과제 적극 추진을 제시했다.

첫째, 열분해유 공정 투입 규제의 한시적 특례 허용이 필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열분해유가 석유화학 공정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인증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AI 기반 지능형 자원 선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원료 순도를 높여 공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국 선별장에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셋째, 국민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참여형 에너지 바우처 도입이다. 분리배출을 국가 자원 확보 활동으로 규정하고 포인트제 등 실질적 혜택을 강화해 국민적 동참을 끌어내야 한다는 취지다.

넷째, 나프타 순환형 에너지 안보 특화 클러스터의 육성이다. 열분해부터 정제, 석유화학 공정이 집적된 단지를 조성해 물류 효율과 생산 속도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수입 중심‘에서 ’순환 중심‘으로.... 나프타 체질을 바꿔야 산다

협회가 제시하는 최종 지향점은 정유, 석유화학, 재활용 산업이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 순환 생태계’의 완성이다. 기존의 선형적 [수입-소비-폐기] 구조를 [재생산-환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나프타 외부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국가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이웅혁 회장은 “해상 수송로 위기는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변수이지만, 내부 복원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며, “이번 3차 긴급 진단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이 스스로 자원을 창출하는 ‘에너지 주권국’으로 거듭나는 구조적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 “나프타는 에너지가 아니라 ‘전략 물자’… 배분 체계를 재설계하라”

협회는 또한 이번 위기를 계기로 나프타를 단순한 석유화학 원료가 아닌 국가 전략 물자(Strategic Industrial Material)로 재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의 에너지 정책은 원유·가스 중심의 비축과 가격 관리에 집중되어 있지만,

실제 산업 마비는 나프타에서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책 대상 자체가 잘못 설정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협회는 ‘나프타 전략 배분 체계’ 도입을 핵심 대안으로도 제시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산업에 동일하게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반도체·의료·식품 포장 등 국가 필수 산업에 우선적으로 나프타를 배분하는 ‘산업 우선순위 기반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웅혁 회장은 “전시에는 식량을 배급하듯, 에너지 위기에는 산업 원료를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며 “시장에 맡기는 순간 가장 중요한 산업이 먼저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이를 위해 ▲나프타를 포함한 산업 원료의 국가 비축 체계 확대 ▲위기 시 산업별 공급 우선순위 기준 법제화 ▲민관 공동 수급 조정 기구 설치 등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앞으로도 중동 전쟁의 군사·금융·에너지 파급효과를 종합 분석하고, 정부와 산업계가 보다 정교한 에너지안보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실질적 정책 제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