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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74) AI시대와 산업혁명

작은 한국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전 세계를 상대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폭발하는 겁니다. AI가 디자인을 쉽게 만들면? 이제 누구나 자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1인 창업자가 대기업처럼 보이는...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74) AI시대와 산업혁명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 효율'획기적으로 개선하자 석탄 소비 오히려 급증

기관사 등 새 일자리도 늘어…AI가 디자인 하면 1인 창업 브랜드 쏟아질 것

AI로 절약한 시간과 비용을 단순 재투자가 아닌 새 영역을 개척하는 데 써야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자, 사람들은 생각했죠. "이제 석탄을 덜 쓰겠구나." 그런데 정반대 일이 벌어졌습니다. 석탄 소비가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효율이 오르자 증기기관을 쓸 수 있는 영역이 급격히 확대됐죠. 공장만 돌리던 증기기관이 이제 기차를 달리게 하고, 배를 움직이고, 광산 펌프를 돌렸습니다. 이전엔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단위당 석탄 소비는 줄었지만, 전체 산업 규모가 폭발하면서 총 석탄 소비는 오히려 급증한 겁니다. 훗날 사람들은 이것을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라고 불렀습니다. 효율이 오를수록 총 소비가 늘어나는 역설이죠.

AI로 절약한 시간과 비용을 단순 반복 작업에 재투자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써야 한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160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역설이 AI 시대에 재현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합니다. "AI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거야."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AI는 번역가, 그래픽 디자이너, 코더, 콜센터 상담사의 일을 대체하고 있죠. 단위 작업당 필요한 인간의 노동은 분명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본스의 역설을 떠올려볼까요? 증기기관이 인력을 대체했을 때 일자리가 사라졌나요? 아닙니다. 오히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공장 노동자, 기관사, 선원, 엔지니어 등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역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모든 콘텐츠를 100개 언어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이 활짝 열리는 거죠. 작은 한국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전 세계를 상대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폭발하는 겁니다.

AI가 디자인을 쉽게 만들면? 이제 누구나 자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1인 창업자가 대기업처럼 보이는 브랜딩을 할 수 있게 됐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급성장하는 이유입니다. AI가 코딩을 도와주면? 비개발자도 앱을 만들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습니다. 창업 문턱이 확 낮아지는 거죠.

문제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단순히 "기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데 그쳐서는 제본스 역설의 혜택을 누릴 수 없습니다. 증기기관이 단지 기존 방앗간을 더 빠르게 돌리는 데만 쓰였다면 산업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철도, 증기선, 대량생산 공장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에 혁명이 된 거죠.

제본스의 역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효율이 오르면, 일시적으로는 인간 노동의 대체가 일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산업과 기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거죠. 그렇다면 AI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기존 일을 더 빠르게 하는 효율성 게임이 아니라, 이전에는 시도조차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창조의 게임을 해야 합니다. AI로 절약한 시간과 비용을 단순 반복 작업에 재투자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써야 합니다.

석탄 효율이 올라갔을 때 단순히 기존 공장을 더 많이 돌린 게 아니라 철도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냈듯이, AI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답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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