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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동연, 약속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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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약속의 무게

[일요신문] 한 남자가 커다란 솥 앞에 서 있다. 물이 펄펄 끓으며 솥은 연신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다. 최고기온 33도, 최저기온 27도의 무더위가 찾아온 2024년 7월 31일. 남자는 부인과 솥 앞에서 면을 삶고 있다. 자꾸 뿌옇게 변하는 안경을 쓰고 자기 몸만 한 건지개를 휘젓는 남자의 이름은 김동연. 여름휴가 중이다.

김동연 지사 내외가 사랑의 짜장차에서 삶은 면을 건져 올리고 있다. 사진=김동연 SNS

사랑의 짜장차가 파주 초롱꽃마을 LH 아파트 앞에 섰다. 사랑의 짜장차는 이동형 무료 급식 봉사 단체다. 이웃을 찾아다니며 짜장을 나눈다. 휴가 중이던 김동연이 파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랑의 짜장차가 파주로 왔다. 김동연은 익숙하게 짜장차에 올라가 면을 삶았다.

김동연 지사 내외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사랑의 짜장차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부인 정우영 여사는 한 달에 두세 번씩 지금도 봉사에 나선다. 수백 그릇에 달하는 설거지, 면 삶기, 배달 등 궂은일을 도맡다 보니 사람들은 도지사 부인인 줄도 몰랐다. 급여의 절반을 기부로 이웃과 나누던 남자와 짜장면 여사로 불리는 부인. 이 내외는 그렇게 봉사를 이어왔다.

이날 짜장차는 파주 초롱꽃마을 인근에서 짜장면을 나눴다. 인근 중증 장애인 시설인 ‘주보라의 집’에도 50그릇을 전달했다. 김동연이 짜장면을 들고 나타나자 한 장애인 아이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이는 “안아 달라”고 했고, 김동연은 아이를 꼬옥 안아줬다. 다른 아이들도 짜장면 아저씨 김동연에게 안겼다.

주보라의 집에서 짜장면 아저씨 김동연에게 안기는 아이. 사진=김동연 SNS

한 아이가 “내일 또 와요?”라고 물었다. “내일도 짜장면 먹어요?” “.....” 목이 메었다. 김동연은 약속하지 못했다. 입가에 짜장을 묻히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소년을 안아줄 뿐이었다. 내일 또 오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던 것. 빈말이라도 건네지 않은 건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 김동연에게 ‘약속’이란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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