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앞세워 HVDC·해저케이블 시장 공략
원전·재생에너지·AI 전력망까지···호반, 글로벌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 스마트비즈 = 최준 기자 | 호반그룹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직접 유럽 현장을 돌며 대한전선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재생에너지 기업들과 협력 확대에 나서면서, 호반그룹의 사업 축이 기존 건설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왼쪽)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개발사 및 투자사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호반그룹
22일 호반그룹에 따르면 지난 21일 김대헌 사장이 최근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방문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 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대한전선 유럽본부를 찾아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경영은 단순한 해외 출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호반그룹이 미래 성장축을 에너지·전력 인프라 분야로 전환하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사장은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해저케이블, 글로벌 전력망 구축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결 수요 증가로 HVDC 기반 송전망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필요한 해저케이블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글로벌 재생에너지 디벨로퍼 경영진과 만나 대한전선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 현황과 HVDC 사업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프로젝트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대한전선은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산업 행사에도 참석해 투자사와 에너지 개발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호반그룹의 미래 사업 전략과 대한전선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했다. 이후 네덜란드 암스텔베인에 위치한 대한전선 유럽본부를 방문해 해저케이블과 노후 전력망 교체 사업 등 고부가가치 시장 공략 전략을 점검했다.
대한전선은 이미 유럽 시장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영국 지사 설립 이후 2019년 네덜란드 법인을 신설하며 유럽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고, 현재 덴마크·스웨덴·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초고압 전력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대한전선 인수를 기점으로 그룹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호반그룹은 2021년 대한전선 인수 이후 해저케이블과 HVDC, 글로벌 전력망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대한전선 당진공장을 직접 찾아 초고압케이블 생산라인과 HVDC 시험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대응 현황을 살피며 에너지 인프라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전선 성장세도 가파르다. 대한전선은 2024년 별도 기준 매출 3조2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고, 수주잔고 역시 3조원대를 넘어섰다. 부채비율도 크게 낮아지며 재무 안정성까지 개선됐다.
김 사장은 단순히 전선 사업 확대에 그치지 않고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전력망과 에너지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와 스마트건설,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호반그룹은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콘테크와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건설 자동화 로봇과 AI 기반 스마트건설 기술, 친환경 환기 시스템 등 미래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김 사장은 건설 중심 그룹이었던 호반그룹을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의 업황 둔화 속에서도 대한전선과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와 데이터, 전력망을 함께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라며 "호반그룹도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헌 사장은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핵심 시장"이라며 "재생에너지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미래 핵심 사업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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