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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업종도 시장도 겹친다…韓-中-日 무한경쟁 시대 돌입

한국은 메모리와 제조 경쟁력을 앞세워 버티고 있고 일본은 국가 주도 산업정책을 통해 반도체와 AI, 차세대 배터리, 조선 등 17개 전략산업 육성에 나서며 공급망과 생산 기반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AI칩 설계와...

[기획]업종도 시장도 겹친다…韓-中-日 무한경쟁 시대 돌입

수출시장도 품목도 겹쳐…한국, 겹치지 않는 우위 찾아야

램 메모리 칩.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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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제조업 경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이 반도체와 조선, 일본이 소재·부품과 완성차, 중국이 범용 제조를 중심으로 비교우위를 나눠 가졌다면 최근에는 주력 업종은 물론 공략 시장까지 겹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조선, 철강 등 핵심 산업에서 3국 기업이 같은 고객과 같은 지역을 놓고 동시에 경쟁하는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생산거점 조성과 공급망 재편, 현지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겉으로는 앞으로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경쟁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수출시장이 겹친다. 한·중·일 3국 모두 미국과 아세안 시장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수출 7097억달러 가운데 대미 수출과 대아세안 수출이 각각 1229억달러, 1225억달러로 나란히 17.3%를 차지했다.

일본도 전체 수출의 18.5%가 미국, 14.5%가 아세안에 집중됐다. 중국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약 14.8%, 대아세안 수출 비중이 약 17.6%로 집계됐다. 결국 한·중·일 3국이 공통적으로 미국과 아세안을 핵심 시장으로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도 겹친다.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메모리와 제조 경쟁력을 앞세워 버티고 있고 일본은 국가 주도 산업정책을 통해 반도체와 AI, 차세대 배터리, 조선 등 17개 전략산업 육성에 나서며 공급망과 생산 기반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AI칩 설계와 후공정 등 반도체 생태계 확대를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결국 한국의 제조, 일본의 소부장, 중국의 설계·시장 규모가 한 산업 안에서 동시에 맞붙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로봇과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에서는 중국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진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로봇,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분야에서 중국이 전반적인 밸류체인 경쟁력 우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봇은 조달·생산·해외 수요에서 중국 우위가 뚜렷했고, 전기차와 배터리는 소재·부품 조달과 국내 수요에서 중국 강세가 확인됐다. 자율주행은 거의 모든 세부 부문에서 중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배터리, 로봇은 다 중국이 잘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강한 기술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협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여전히 소재·장비와 정밀 제조에서 강점을 가진다. 반도체에선 도쿄일렉트론(TEL) 등 장비 기업과 탄탄한 소재 공급망을 바탕으로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고 자동차·로봇·조선에선 정밀기계와 부품, 일부 선종 경쟁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과의 경쟁의 경우 이대로 가면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상대하는 구도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지만 해법은 일본과 정면 충돌을 확대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강철구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이중 압박에 놓일 수 있다”며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는 한·일 간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일본과 겹치지 않는 부분에서 우리가 더 비교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런 부분에서는 일본과 협상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일본과는 정면 경쟁을 확대하기보다 서로 강점이 있는 분야를 더 특화하고 겹치지 않는 영역에서는 협력을 모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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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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